2027년 흑자전환 다짐한 ‘루닛’… 로드맵 실현 가능성은
||2025.08.24
||2025.08.24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수익성 전환이라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루닛이 성공적인 로드맵을 구축해 ‘흑자전환’을 실현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2025년 상반기 매출 371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3.5% 성장한 수치로, 글로벌 상업화 성과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된 결과다. 해외 매출 비중은 93%에 달해 사실상 성장이 해외 시장에서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여전히 영업손실이 유지되고 있다. 루닛은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41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규제 대응에 대한 지속적인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해외 조직 구성에 따른 인건비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루닛의 성장세는 분명 가파르다. AI 영상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INSIGHT)’와 AI 바이오마커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SCOPE)’가 글로벌 의료 현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후지필름, 필립스, GE헬스케어 등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루닛 스코프는 올해 상반기 91% 성장하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SaaS 기반 벤처기업 볼파라 헬스(Volpara Health) 인수가 더해져 구독형 반복 매출 구조를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회사가 제시한 목표는 ‘2027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이다. 루닛은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으로 반복적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 안착과 고마진 제품군 확대, 연구개발 효율화가 이뤄져야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루닛은 미국 시장을 흑자 전환의 핵심 무대로 보고 있다. 볼파라 네트워크와의 교차 판매를 통해 ‘세컨드리드 AI(SecondRead AI)’와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의 판매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볼파라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과 상각전영업이익 각각 8억7000만원, 13억9000만원을 달성해 첫 흑자 전환에 달성했다. 현지 의료기관과 장기 계약을 통해 매출액을 꾸준히 성장시키는 구조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볼파라가 전사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루닛 또한 이를 기반으로 한 재무 전략을 실행해 회사 운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 시장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질 경우 매출 기반 확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루닛은 지난 5월 ‘루닛 재팬’을 설립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반 진단보조 소프트웨어에 건강보험 수가를 공식 인정한 몇 안 되는 국가다. AI 흉부 X-ray 판독 보조, AI 위내시경 판독 보조 등 다수 제품이 보험 등재돼 있다.
더불어 일본은 시장 성장성이 높은 데다 의료 분야에서 선진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 치료제, 암 진단 기술, 건강보조 식품 등 고령층 중심의 헬스케어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일각에서는 루닛의 목표 달성에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AI 특성상 신뢰성 확보와 임상 검증, 글로벌 규제 대응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돼야 함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투자지만 손익 개선에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루닛은 영업손실에 대한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2024년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률은 76%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매출이 커지고 비현금성 비용(주식보상 등)을 제외하면 실제 현금흐름은 개선 추세라는 설명이다.
즉, 당장의 숫자보다 구조적 개선을 중점으로 규모의 경제(Scale-up)를 통해 향후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루닛의 로드맵은 무리하게 단기 목표를 앞당기는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우선한다”며 “2027년 손익분기점 달성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루닛이 상장 유지 조건(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 초과 시 관리종목 지정 가능)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부터 수익성 확보 압박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80~90%에 달하는 등 사업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에서의 제도권 진입은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회사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일본에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을 경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으며, 미국 주요 국립병원에서의 매출이 확대된다면 글로벌 의료AI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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