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빠져나가고 네이버·카카오는 또 낸다
||2025.08.20
||2025.08.20
정부가 3년 만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인상하기로 하자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한국 패싱’ 논란 속에서도 꾸준히 세금을 납부해온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형평성 문제로 역차별을 더 크게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하면서 법인세율을 최대 25%로 올리기로 했다. 종전 최대 24%에서 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법인세율은 2022년 수준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경제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법인세율 인상은 위기 극복의 주체인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켜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배당 촉진을 위한 지원의 실효성을 낮추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빅테크 기업을 둘러싼 역차별 논란이다. 이번 세율 인상으로 국내 기업만 추가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빅테크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불리한 납세 환경을 꾸준히 호소해왔다. 국내 기업은 매출에 비례해 정당하게 세금을 내왔지만, 구글·애플·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는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을 해외 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회피해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 인상은 국내외 법인 모두에 적용되지만 글로벌 빅테크는 기존처럼 빠져나갈 여지가 많다”며 “결국 국내 빅테크만 실질적으로 세금을 더 내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수치 차이는 뚜렷하다. 2023년 네이버는 4963억원(매출 9조6706억원), 카카오는 2417억원(매출 8조1058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같은 해 구글코리아는 매출 3653억원을 올렸지만 법인세는 155억원에 불과했다. 2024년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3902억원과 1590억원을 납부한 반면 구글코리아는 3869억원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 172억원만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거대 플랫폼 기업의 사회·경제적 책임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며 글로벌 빅테크의 한국 내 매출 신고 의무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8월 13일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향후 5년 청사진에서는 ‘공정과 상생의 플랫폼 생태계 구축’이라는 원론적 수준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 대책은 빠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소관 부처에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는 있지만 시점은 불투명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가 글로벌 빅테크 규제를 언급하지만 트럼프 미국 정부의 반발을 의식해 실제 행동은 미온적이다”며 “결국 내수 위주인 국내 기업만 규율 대상이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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