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FDA 승인 가능성은?
||2025.08.11
||2025.08.11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을 모두 긍정적으로 마무리하며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획득을 위한 도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는 계열 약물의 승인 선례와 이번 임상 성과를 고려할 때 FDA 허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첫 P-CAB 계열 FDA 신약이 탄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최근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미란성 식도염(EE) 치료 후 유지요법을 평가한 미국 3상 ‘TRIUMpH’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21년 HK이노엔과 미국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세벨라의 소화기 전문 계열사 브레인트리가 주관했다.
케이캡은 2019년 HK이노엔이 개발한 P-CAB 계열 치료제로, 지난 2024년 2000억원에 가까운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며 현재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 한 번 복용, 음식·시간 제약이 적은 특성과 빠른 증상 개선 속도는 환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임상은 최대 8주간의 초기 치료로 완전히 치유된 EE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P-CAB 계열의 테고프라잔 100㎎, 50㎎, 또는 PPI 계열의 란소프라졸 15㎎ 중 하나를 무작위 배정받아 24주간 유지요법을 받았다.
주요 평가 지표인 24주간 관해 유지율 분석에서 테고프라잔 전 용량군은 란소프라졸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우월성을 보였다.
특히 중등도 이상(LA 등급 C·D) 환자군에서 테고프라잔 100㎎ 투여군은 뚜렷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또 24시간 동안 가슴쓰림이 없는 날 비율에서도 두 용량 모두 비열등성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FDA 신약허가 신청(NDA)을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4분기 중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한 규제기관 허가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표준 심사 절차(약 10개월)대로라면 2026년 하반기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업계는 케이캡의 FDA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케이캡과 같은 P-CAB 계열의 ‘보노프라잔(Voquezna)’은 이미 미란성 식도염(EE)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에서 FDA 승인을 받았다. 이로 인해 기전과 평가 지표에 대한 FDA의 이해도가 높은 상황으로 심사 절차상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케이캡은 이미 국내외(중국, 인도, 중남미 등) 여러 국가에서 허가와 처방 경험이 확보됐으며 미국 시장 맞춤 임상에서 뚜렷한 개선성과를 제시했다는 점도 FDA 승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케이캡의 FDA 승인까지는 몇 가지 절차가 남아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하는 원료·완제의 경우, FDA의 현장실사(GMP)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는 외부적 요인으로 FDA 상황에 따라 실사 일정 지연이나 지적사항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같은 P-CAB 계열 보노프라잔은 과거 니트로사민 불순물 관리 문제로 FDA 승인 지연을 겪은 바 있다. HK이노엔은 아직까지 케이캡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 이슈를 보고한 적이 없지만 과거 선례를 바탕으로 강화된 품질 심사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HK이노엔이 이번 FDA 승인을 통해 케이캡의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면 이미 진출한 글로벌 30여개국의 누적 처방액을 상회할 정도의 파급력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 시장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가 60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FDA 승인을 확보할 경우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초기 치유 속도와 중증 EE 환자에서의 우월성을 무기로 보노프라잔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적응증이 유사한 계열 경쟁이 이미 형성된 만큼, 보험 등재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상업적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미국 3상 성과는 케이캡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품질 관리와 승인 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면 2026년 하반기 미국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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