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유니콘서 낙마한 ‘전기차 충전 1위’ 채비… 그래도 조 단위 몸값 도전
||2025.08.05
||2025.08.05
이 기사는 2025년 8월 5일 06시 1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전기차 급속 충전 인프라(CPO) 1호 상장 도전에 나선 채비의 상장 완주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 유니콘 특례에서 코스닥시장 이익 미실현 특례로 상장 방향을 틀면서, 적자 기업의 조 단위 몸값 실현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따라붙은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제조·운영 기업 채비는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 상장 도전을 본격화했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아울러 대신증권과 하나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채비는 당초 조 단위 몸값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노렸다. 상장 후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면 적자 기업도 코스피에 입성할 수 있게 허용한 ‘유니콘 특례 상장’을 활용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한국거래소와의 상장 사전 협의 과정에서 코스닥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조원 시총 단독 요건을 활용한 코스피 상장을 목표했지만, 거래소가 적자 기업의 조 단위 코스피 상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안다”면서 “수요예측 부진으로 시총이 1조원에 못 미치면 철회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비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설치·운영을 모두 수행하는 전방위 CPO 사업자로 독보적 지위를 갖췄다. 정부의 공공 급속 충전 물량 가운데 과반을 수주, 민간 전기차 충전시장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은 851억원으로 전년 매출 704억원과 비교해 20.9% 증가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채비는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더해 최근 들어 적자 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2022년 139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3년 263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76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의 경우 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KB증권과 삼성증권 등 주관사단이 어떻게 조 단위 몸값을 설계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거래소 문턱은 낮춘 반면, 채비가 기대하는 몸값은 여전히 1조원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유니콘 특례 상장 대신 코스닥시장 ‘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을 정했다.
이른바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이익미실현 특례는, 거래소가 성장성을 기준으로 상장 문을 열어주는 제도다. 최근 2년간 매출 증가율이 20%를 넘거나 ‘시총 300억원, 매출 100억원 이상’,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등 기준을 만족하면 적자에도 상장이 가능해진다.
채비의 조 단위 몸값 목표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필요도 자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 등으로부터 1200억원 투자를 받을 당시 이미 4600억원 몸값을 인정받은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아야 해서다.
주관사단은 주가매출비율(PSR)을 우선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매출성장률을 기준으로 내년 매출을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 시 PSR 10배로 1조원 몸값 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1위 CPO 기업 차지포인트는 미국 뉴욕증시 상장 당시 PSR 18배를 인정받았다.
PSR을 향한 투자자들의 외면은 부담 요소로 꼽힌다. 이익이 아닌 성장성만을 반영하는 탓에 고평가 제조기로 통해서다. 실제 그리드위즈, 데이원컴퍼니, 티엑스알로보틱스 등 상장 기업가치 평가에 PSR을 활용한 곳들은 모두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주관사단은 주가수익비율(PER)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상장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흑자 전환이 이뤄지는 시기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를 현재로 끌어와 상장할 수 있지만, 상장 몸값 1조원이 목표에 미달할 가능성이 커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밸류가 낮게 나오면 회사가 상장을 밀어붙인다고 해도 FI들이 상장을 반대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면서 “4600억원 기업가치에 투자했던 FI 입장에서는, 목표 수준 이상의 몸값이 담보되지 않으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채비 주요주주 현황을 보면 FI가 44% 넘는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모빌리티유한회사’를 활용 지분 26.7%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는 정민교 대표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38.7%를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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