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라 전기차 화재 1년... 대책 마련은 ‘하세월’이라니
||2025.08.05
||2025.08.05
무더웠던 작년 이맘때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이전에도 심심찮게 일어나던 전기차 화재였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 달랐다. 열폭주를 거듭하며 8시간이 넘도록 꺼지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마저 작동하지 않았다.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해 더 속수무책이었다. 차량 900여대가 불에 타거나 검게 그을렸다.
피해를 더 키운 건 뜨거운 열기와 검은 연기였다. 배기구와 계단을 타고 아파트를 덮쳤다. 이미 수도와 전기까지 끊긴 상태였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주민들이 간신히 탈출했다. 옥상 대피 주민들은 헬기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불이 꺼지고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생수병과 비상식량을 챙겨 임시 대피소나 친지 집 등을 전전했다. 1년이 지나서도 주민들은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온갖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질식 소화포 등 전기차 화재를 초기 진압할 소방대책들이다. 그러나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한다. 끓는 냄비처럼 한때 그러다 만 셈이다. 아직도 인천에는 저상소방차가 1대도 없다. 저상소방차는 일반소방차보다 0.6m 낮아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다. 청라 전기차 화재 때 소방차가 화재 현장인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질 못해 애를 먹었다. 그래서 인천의 소방서 11곳에 저상소방차 1대씩을 두기로 했다. 그러나 1대당 2억3천만원의 예산이 문제였다. 당초 11대에서 4대로 줄였다. 그러나 이도 올 연말에나 들여올 전망이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는 사업도 부진하다. 인천시는 올해 충전기 500대 이전을 목표로 예산 15억원을 잡았다. 그러나 22곳 아파트 등만 신청, 충전기 240개 이전에 그쳐 있다. 지상 공간이 여의치 않거나 주민 불편 등 때문이다. ‘화재 감시 시스템’ 설치비 지원 사업도 제자리걸음이다. 이 사업을 지금까지 해 오던 ‘공동주택 관리 지원 사업’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옥상 방수나 외벽 보수 등을 우선한다. 화재 감시 시스템은 뒷전으로 밀려 지금껏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1년 전엔 우리 모두가 ‘남의 일’ 아니라 생각했다. 평온한 일상이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난 사고였다. 한때 곳곳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주차를 가로막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망각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다시 ‘불감증’에 되돌아와 있다. 이대로면 언제 어디서 제2의 청라 전기차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허둥대며 피해를 반복할 것이다. 예산 지원에만 의지할 일도 아니다. 시민 모두의 경각심과 대비가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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