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한국 3사 점유율 5%p 하락
||2025.08.04
||2025.08.04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시장에서 배터리 수요가 급증했으나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6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504.4GWh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6.4%로 전년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2GWh를 기록해 글로벌 3위를 유지했으나, 테슬라향 물량 감소 영향으로 성장폭이 4.4%에 그쳤다. 테슬라 모델 판매 부진으로 LG엔솔의 테슬라향 배터리 사용량은 28.9% 급감했다.
SK온은 19.6GWh로 10.7% 성장했지만, 포드 F-150 라이트닝 판매 둔화로 포드향 수요가 13.4%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제한됐다. 삼성SDI는 16.0GWh로 오히려 8.0% 줄며 3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BMW i4 판매 감소와 리비안 일부 모델에 중국 Gotion 배터리가 채택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배터리 기업은 고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CATL은 190.9GWh로 37.9% 증가하며 글로벌 1위(점유율 37.9%)를 굳혔다. CATL은 지커(ZEEKR), 샤오미, 리오토(Li Auto) 등 중국 내 고객사는 물론,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급을 확대했다.
BYD는 89.9GWh로 58.4% 성장했다. 전기차 자체 생산 구조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앞세워 해외 시장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BYD의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313.4% 급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올해부터 시행된 ‘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는 한국 배터리 기업의 북미 전략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 우려 기관(FEOC)' 규정을 통해 중국산 원자재와 연계된 배터리에 대한 세액 공제를 제한함으로써 중국 의존도가 높은 공급망 구조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비중국권 공급망 확보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 기업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 역시 자국 내 생산 장려 정책과 전략 비축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통제 강화라는 이중 압력 속에서,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망 독립성과 지역 전략의 유연성을 갖춘 대응력이 요구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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