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짜리 자동차가 고물로… 서비스센터 수리 맡겼다가 봉변 당했습니다
||2025.07.24
||2025.07.24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자존심이라 말할 수 있는 G90 리무진. 시작 판매가만 1억 6천만 원일 정도로 현대차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자동차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품질과 가격이다. 그런데 최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가 한순간에 사고차가 되어 돌아오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고객 A 씨는 단순한 엔진 소음 문제로 정비를 의뢰했을 뿐이다. 하지만 차량은 정비 도중 리프트에서 추락했고, 그 충격으로 차량 하부가 찌그러지고 바퀴 일부가 휘어지는 등 큰 손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정비사고를 넘어, 국내 자동차 애프터서비스(AS)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 공식 센터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고가 차량 소유자들이 기대하는 품질 보장 체계가 모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차량이 추락한 이후, 현대차 서비스센터는 사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사고 차량은 차량 소유주와 보상 협의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수리가 완료된 상태였다. 센터 측은 “수리를 끝냈으니 차를 가져가라”라는 입장만 반복했고, 이에 차주는 강하게 반발하며 차량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소유주 A씨는 “수리했다고는 하지만 추락 충격으로 프레임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서야 드러나는 결함도 있을 수 있다”라며 불안을 토로한다. 고가의 차량일수록 작은 손상 하나가 차량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G90 리무진은 롱휠베이스 모델로, 일반 모델보다 차체가 길고 구조적으로 더 민감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서비스센터는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실질적인 보상 협의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소비자가 가장 민감해하고 불안해할 시점에 오히려 소비자의 감정을 무시한 대응이 사태를 키운 것이다.
사고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자동차 전문가들도 입을 열기 시작했다.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차량이 도로 턱만 살짝 내려와도 얼라이먼트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2미터 높이에서 2톤이 넘는 차량이 하부로 떨어졌다면 축이나 샤프트, 프레임 등은 손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리무진과 같은 고급 차량은 승차감과 정숙성이 핵심인데, 주행 문제가 일어나면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논란이 언론 보도로 확산하자, 결국 현대차는 태도를 바꿨다. 애초 차량에 이상 없다는 견해를 고수하던 현대차는 차량의 감가상각 금액을 산정해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태 발생 이후 한참 지나서야 나온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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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차주의 선택만 남았다. 수리된 차량을 인수하고 일부 보상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법적 대응을 통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지 말이다. 소비자의 불신은 이미 깊어졌고, ‘공식 서비스센터’라는 타이틀은 더 이상 신뢰의 아이콘이 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통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모두 짊어져야 하는 국내 소비자의 실태와 소비자 대응보다는 수습에만 급급한 기업의 태도를 볼 수 있었다.
2억 원짜리 차를 운전한다는 건 단지 돈이 많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다른 선택지를 포기할 만큼 현대차에 대한 기대와 기준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했다. 차량의 가격은 하늘을 찔렀지만, 서비스의 가치는 땅으로 추락했다.
정비를 맡긴 내 차는 당연히 무사히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보기 좋게 당연한 약속에 실패하고, 이를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현대차의 태도는 맞는 것일까. 노조 문제 등으로 인해 안 그래도 신뢰도가 낮은 자동차 산업 전반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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