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투피플] "AI로 전 직원 역량 향상…K-콘텐츠 ‘엔터테크’도 지원"
||2025.07.24
||2025.07.24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인류 역사에 AI 만큼 유용한 기술이 과연 있었을까요. 취임 이후 조직 전반에 AI를 심었습니다. 챗GPT 활용 가이드북도 만들었고요. 가장 AI를 잘 쓰는 공공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높인 것도 성과입니다. 서로 의견을 듣고 함께 참여하는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상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원장은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3년 임기 반환점을 넘은 이상훈 원장은 인터뷰 내내 AI를 강조했다. 최근 화두가 된 정보보호는 물론 방송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열정도 숨기지 않았다.
디지털혁신 지원 기관인 KCA는 이 원장 취임 이후 AI에 집중했다. KCA는 전 직원이 챗GPT를 업무 툴로 사용한다. 이 원장은 "AI가 생산성을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며 "직원들도 자체 학습 조직을 꾸려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AI 활용은 내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KCA가 발간한 '챗GPT 업무활용 가이드북'은 벌써 3.0 버전까지 나왔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AI 사용을 위해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 정보 유출 방지, 답변의 신뢰성 확보 등에 대한 설명을 담은 자료다. 내부 직원들이 챗GPT를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공공과 민간 모두 챗GPT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만들었다. 이제까지 가이드북 다운로드 횟수는 약 4만건에 달한다.
KCA는 기본적으로 방송·통신·전파 진흥과 기금관리를 맡는 기관이다. 여기에 명실상부 디지털 ICT 전문기관으로 역할을 공고히 하는 게 이 원장의 목표다. 기존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 관리, 무선국 검사와 전자파 안전 관리는 물론 디지털 인프라 자원순환이나 정보보호 자격 검정 등 ICT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펼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자원순환은 특히 KCA의 손길이 필요한 분야다. 통신 기지국이 전국을 덮은 우리나라 특성상 여기서 나오는 폐기물이 적지 않다. 대부분 야산에 묻히거나 녹여서 해외로 나간다. 하지만 해외 저개발국에서 재자원화하는 과정서 위험한 환경에 작업자가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선진국의 도덕적 해이로 비판받기도 한다. 비단 국내에서만 아니라 해외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또 한국은 3G 종료가 목전이다. 3G서비스가 종료되면 28만여개 기지국에 있는 안테나가 철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4G와 5G 종료 시에는 이를 뛰어넘는 기지국 철거·관리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KCA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제대로만 관리되면 탄소감축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 원장은 "KCA는 디지털 인프라 생산, 소비, 재활용 및 폐기 등 단계별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기업을 대상으로 장비별 자원순환 최적 처리 기술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며 "무척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KCA는 최근에는 정보보호를 위한 노력도 강화했다. 지난 5월 '정보보호위험관리사(ISRM)'와'정보보호능력검정(TOLIS)' 자격 첫 시험을 실시했다. 정보보호 분야 전문인력을 키우고 기본 소양을 높이는 민간자격 시험이다. 정보보호위험관리사와 정보보호능력검정에 각각 864명, 134명이 응시하며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이 원장은 '정보보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시험을 통해 개인 정보보호를 비롯해 조직에서의 정보보호 소양도 높일 수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경영진이 정보보호 노력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위험관리 역량을 높이는 시험은 취업 시장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원장은 "궁극적인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능력, 사전 준비 사항 등을 공부하면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방송콘텐츠 지원에도 박차를 가한다. KCA는 방송콘텐츠 제작 지원을 비롯해 해외 한국어방송사를 지원하는 등 한국 콘텐츠 진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과 연계해 국내 방송·OTT 콘텐츠와 미디어 기술 수출을 지원했다.
이 원장은 "한류는 우리나라 소프트 파워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라고 했다. 1990년대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이 원장의 경험도 한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동양의 작은 나라였던 한국이 한류를 통해 국가 이미지까지 바꿨다는 게 이 원장의 말이다. 미디어·콘텐츠 산업은 취업유발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큰 만큼 KCA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2023년 11월 취임한 이 원장은 지금 임기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전반전이 AI였다면 후반전은 어떻게 꾸려갈까. 그는 "지금 더 힘을 주고 싶은 부분은 방송 콘텐츠"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체 방송 콘텐츠 산업 볼륨을 키워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이른바 '엔터테크(엔터테인먼트+기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이 원장의 포부다.
그는 "기관장으로서의 책임과 공익적 목적 수행에 대해 무척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기관의 일을 잘 챙기는 것은 물론 일을 수행하는 직원들과의 소통도 잘 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원장은?
28년간 전파·방송·정보화·정보보호·국제협력 분야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해 노력한 전문가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에서 정치학 석사,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정보기술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옛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실, 옛 방송통신위원회 그린IT팀장, 정보보호팀장, 공보팀장, 옛 미래창조과학부 다자협력담당관, 과기정통부 정보보호기획과장, 우정사업정보센터장, 중앙전파관리소장을 역임하고 2023년 11월 제8대 KCA 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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