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도요타처럼… 현대차·기아, 관세 덜고 달릴 수 있을까
||2025.07.24
||2025.07.24
일본 도요타 주가가 지난 23일 14.34% 급등했다. 무역 협상 결과 미국이 일본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수 기본 관세 2.5%를 10배로 부풀린 뒤 10%포인트 깎아준 셈이지만, 불확실성을 덜어낸 것만으로도 시장은 환호했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도 같은 날 각각 7.51%, 8.49% 상승했다. 공교롭게도 도요타 주가 상승 폭의 절반 수준이었다. 일본처럼 한국도 자동차 관세율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반, 무역 협상이 잘 이뤄질지 걱정이 반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자동차 관세율이 일본 수준만 돼도 현대차와 기아 모두 연간 부담이 조(兆) 단위로 줄어든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관세율 25%를 기준으로 올해부터 2026년까지 2년간 관세 비용이 현대차 5조5000억원, 기아 3조4000억원일 것으로 추산했다. 관세율이 15%로 낮아지면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부담이 각각 3조7000억원, 2조7000억원 수준까지 줄 수 있다.
특히 미국 완성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은 일본과의 협상 결과로 오히려 미국 기업이 불리해졌다며 캐나다·멕시코에 적용한 자동차 관세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적용한 관세율까지 낮춰준다면 현대차와 기아의 2년간 관세 부담은 추가로 3조6000억원, 2조2000억원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2026년까지 현대차는 1조9000억원, 기아는 1조2000억원의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무역 협상이 잘 끝났을 때 이야기다. 자동차 관세율이 15% 이상으로 결정되면 그 차이만큼 비용으로 부담해 가격 경쟁력을 지키거나, 미국 현지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고도 판매량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한국 자동차업계가 풀어야 한다.
자동차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도체·의약품 관세와 관련해서 일본은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았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에 부과하는 관세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적용해준다는 의미다. 한국도 같은 조건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시나 가격 경쟁 차원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동안 강세였던 국내 증시에 이런 리스크가 얼마나 반영돼 있을지 미지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미국과 협상에서 25%보다 낮은 상호 관세를 합의할 수 있을지, 한국산 자동차도 일본처럼 품목 관세를 15%로 조정받을 수 있을지 두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며 “실제 협상 결과가 일본과 다르면 한국 기업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협상단이 이날 미국으로 떠난다고 한다.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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