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내부생산 첫 전기차, 신중하게 간다”… JLR의 레인지로버 EV 연기 배경은?

● JLR, 레인지로버 일렉트릭 출시 시점 2025년 말 → 2026년으로 연기

● 재규어의 첫 전기차 ‘타입 00’도 2026년 8월로 지연

● 품질 확보 위해 테스트 기간 연장… 첫 자체 생산 전기차인 만큼 신중한 접근

● 벨라·디펜더도 전동화 라인업에 포함… 전 모델 전기화는 2030년까지 목표

● 시장 변화에 따른 전동화 전략 유연화 시사

영국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 JLR(재규어 랜드로버)이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인 레인지로버 일렉트릭과 재규어 차세대 전기차의 출시 시점을 전면 조정했다. 당초 2025년 말로 예정돼 있던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은 2026년으로 출시가 연기되며, 재규어의 순수 전기 신모델도 최대 1년 이상 지연된다.

JLR 측은 이번 일정 변경의 배경으로 “시장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으며, 제품 테스트 기간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자사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완성도를 보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은 JLR이 처음으로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순수 전기차라는 점에서, 보다 보수적인 출시 일정이 선택된 것으로 풀이된다.

첫 ‘직접 생산’ 전기차… 품질 확보가 핵심

앞서 2018년 출시된 재규어의 전기 SUV ‘I-페이스’는 오스트리아 마그나 슈타이어가 위탁 생산을 맡았던 반면, 레인지로버 일렉트릭은 JLR의 영국 솔리헐(Solihull) 공장에서 직접 생산된다. 이로 인해 자체 품질 검증과 생산 안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JLR은 전기 SUV를 사전 주문한 고객들에게 출시 지연 사실을 이미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부적으로는 테스트 기간 연장을 통해 전기차의 실사용 조건에 대한 내구성과 신뢰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재규어 리브랜딩 이후 첫 모델 ‘타입 00’도 지연

전기차 전략의 또 다른 축인 재규어 브랜드 역시 일정 조정의 영향을 받고 있다. 2023년 말, 재규어는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선언하며 “전 모델을 전기차로 재정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의 시작점으로 ‘타입 00’이라는 코드명을 지닌 신형 EV를 2025년 중 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모델은 2026년 8월로 출시가 지연되며, 두 번째 모델은 2027년 12월로 밀려난다. 향후 출시될 재규어 전기차 라인업은 독립적인 디자인, 플랫폼, 고객 경험을 전제로 설계 중이며,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브랜드 감성을 구축할 방침이다.

디펜더도 전기차 된다… 전 모델 전동화 로드맵은 유지

레인지로버 라인업 외에도 JLR은 벨라, 디펜더 등 브랜드 핵심 모델들을 전기차로 순차 전환할 예정이다. 레인지로버 벨라 전기차는 2026년 4월부터 생산에 돌입하며, 디펜더 전기차도 같은 플랫폼 기반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JLR 대변인은 “2030년까지 자사 모든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기차 버전을 제공할 것이며, 시장과 고객의 수요에 따라 제품 구조 및 일정은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글로벌 EV 수요 둔화와 전기차 시장 내 브랜드 간 차별화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유연성이 전동화 시대 생존 전략의 열쇠

JLR의 이번 결정은 전기차 개발을 무조건적인 속도 경쟁이 아닌, 시장 흐름과 브랜드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급변하는 EV 시장에서 출시 일정을 재조정하면서도 2030년까지의 전면 전동화 로드맵은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전략적 신중함이자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평가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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