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케즘, 버티기 힘들다 ‘투자 대비 판매량 적어’
||2025.07.16
||2025.07.16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이 최근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4만 4,555대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 급감한 것 수치다. 전기차 케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버티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총 판매량은 같은 기간 56만 198대에서 58만 9,328대로 5.2%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판매량은 4.6% 감소한 3만 988대, 기아는 53.8% 감소한 1만 3,567대로 집계됐다. 이른바 케즘의 효과는 여전히 지속 중인 상황이다.
국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기아 광주 공장은 EV5 생산인력을 기존 예상인력대비 13% 줄였으며, 현대차도 지난달 25~27일 전기차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2월, 4월, 5월에 이어 4번째다. 각각 최대 일주일간 조업을 중단한 것. 초유의 상황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생산해도 판매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현재 진행중인 터라 브랜드의 전기차 신차 출시 일정도 취소되거나 최대한 연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기아 EV5는 당초 7월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9월 이후로 연기됐다. GM의 중형 전기 SUV 쉐보레 이쿼녹스 EV도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캐딜락 리릭에 이은 두번째 전기차 옵틱 역시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포르쉐 718 EV, 현대차 아이오닉 7 등등도 마찬가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도 비슷한 상황이다. 닛케이아시아는 6일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가 2026년 순수 전기차의 중간 생산 목표를 당초 계획했던 150만 대에서 2026년 100만 대로 30% 축소한다고 밝혔다.
올초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했던 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입을 모아 강조했던 2분기 캐즘 극복설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전략 변화는 크게 2가지 우선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전기차 배터리 가격 재조정 및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혼다는 전기차 투자 30%를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하기로 했고, 포드는 전기차 사업 손실을 빌미로 투자 계획을 축소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 개발은 여전히 전고체 배터리 실증사업 등 추진 중이지만 시판중인 양산차들 대부분은 LFP를 비롯해 NCM 등 기존 개발 후 신뢰를 얻은 배터리 위주로 선택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방향전환을 이미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케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오래 지속중인데다 앞으로도 케즘을 돌파할 뚜렷한 계기가 없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조차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거나 없애기 시작하면서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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