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B2C 너머 B2B ‘정조준’...AI 클라우드로 진격
||2025.07.15
||2025.07.15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쿠팡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앞세워 B2C를 너머 B2B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정부의 1조5000억원 규모 GPU 사업권 입찰에 참여할 만큼 AI 컴퓨팅 사업 체급을 키우더니, 이제 CSP 사업을 재단장하고 본격적인 고객사 모집에 나섰다. 앞서 쿠팡은 입점사 대상으로 물류·판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B2B2C 사업 기반을 다진바 있다.
쿠팡은 이달 초 기존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로 리브랜딩했다. 쿠팡 내부 서비스 개선 및 운영에 사용하던 AI 인프라를 상업화해 본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로서 고객사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쿠팡은 1조5000억원 규모의 정부 AI 사업 공모에도 지원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수량 측면에서 네이버클라우드(1만4000장)에 이은 1만장 규모의 매입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그간 AI 물류 인프라에 수조원대 투자를 집행한 만큼 네이버, 카카오 NHN 등과 설비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쿠팡이 AI 인프라에 단독으로 투자한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AI 물류 인프라에는 누적 9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AI 물류 9조 투자한 쿠팡...GPU 설비 경쟁도 자신감
실제 쿠팡은 자본집약적 인프라를 CIC의 강조점으로 내세웠다. 쿠팡에 따르면 CIC는 대용량 전력·이중화 전원·다중 통신·물리보안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했고 서울 지역 기업들과 물리적 거리가 짧아 레이턴시를 최소화했다.
쿠팡이 확보한 CSP 설비는 데이터센터 입지로는 이례적인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타깃하는 기업들이 AI 서비스 기업인 만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간 물리적 거리가 서비스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해당 센터와 인접한 강남업무지구는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최선호 업무지구로 꼽힌다. CIC의 입지가 수요 기업들에게는 충분한 셀링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쿠팡은 GPU 컴퓨팅 업계 실정을 주도면밀히 파악하고 사업에 접근한 모양새다. 동일한 GPU 칩을 동일한 개수로 써도 클러스터링 방식에 따라 컴퓨팅 성능은 천차만별이다. 쿠팡 측은 복잡한 AI 컴퓨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고성능 GPU를 다수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최신 GPU를 턴키 혹은 자체 클러스터링 방식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이언트의 과업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 빨라지는 GPU 교체 연한 주기에도 불구하고 최신 기종의 하드웨어를 구비, 운영할 방침이다.
쿠팡의 전체 사업 입장에선 CSP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물류배송 시스템 자동화 ▲AI 추천 검색 기능 강화 ▲서비스 안정성 향상과 같은 타 플랫폼 기업들이 CSP 사업자가 됐을 때 얻는 부수익은 물론, 쿠팡이 현재 진행 중인 판매자 대상 물류 솔루션을 ▲B2B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시도도 가능해진다.
나아가 CSP는 쿠팡이 대만, 일본 등 인접국가로 진출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 해당국에서 국내 수준의 로켓배송 도입을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 구축과 함께 대규모의 AI 연산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 다리 '로켓그로스', AI 물류 자동화로 성공경험 누적
앞서 쿠팡은 B2B 사업 전에 중간 과정인 B2B2C 사업에서도 AI 연결망을 구축해 성공을 누적했던 상황이다. 쿠팡의 복합 거래 방식인 로켓그로스가 주인공이다. 쿠팡의 거래 방식은 로켓배송(완전 매입), 마켓플레이스(완전 중개), 로켓그로스(B2B2C 복합) 등 3가지다. 로켓그로스는 로켓배송 입점이 어려운 브랜드나 제조사들이 쿠팡에 별도의 이용료를 내고 소비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판매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마켓플레이스에서 로켓그로스로 전환한 쿠팡 판매자는 90일 이내 평균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식기, 생활소품 등 로켓배송 수요가 높은 품목의 경우 로켓그로스 전환 1년 후 많게는 200배까지 매출 증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AI 네트워크에서 쿠팡-고객-셀러간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들은 이제 쿠팡의 새로운 자산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쿠팡은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 처리 가능한 수준의 실험까지 다년간 거친 상황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쿠팡의 AI 인프라는 로켓배송 서비스 구동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쿠팡의 익일·새벽·당일배송 등 빠른배송은 상당한 양의 실시간 정보처리가 필요하다. 배송시간 약속과 같은 민감도 높은 대고객 서비스를 일 수백만건 이상 처리하는 만큼, 쿠팡의 인프라 역량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4분기 실적발표에서 쿠팡은 자본집약적 인프라 투자로 물류-로봇-고객을 연결하는 AI망을 구축하고, 연간 20% 이익 확대 등 중장기 계획을 예견한 상태다. 고객들에게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기업의 정체성을 기술기업에 두고 있는 쿠팡 다운 포부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로봇에서 (물류)네트워크까지, 매일 수조회 추론하는 AI가 다음 혁신의 물결이 될 것이며 향후 더 높은 성장과 매출 확대를 이끌 것"이라며 "수년간 구축한 기술과 물류 인프라의 엔드투엔드 통합 덕분에 글로벌 커머스 산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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