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입증 뇌영상 AI ‘뉴로핏’… 상장 후 흑자 전환은 숙제
||2025.07.11
||2025.07.11
코스닥 시장 입성을 앞둔 뉴로핏이 기술특례상장의 성공 사례를 통해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순수 국내 의료 AI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자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점에서 뉴로핏의 행보가 향후 관련 산업의 성장성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예정이다.
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뉴로핏이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후 성장 전략을 밝혔다.
뉴로핏은 뇌 영상분석 솔루션 및 치료 의료기기를 연구·개발하는 전문기업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차세대 뉴로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한 빈준길, 김동현 공동 대표가 2016년 창업했다.
뇌질환 진단·치료 아우르는 ‘토탈 AI 솔루션’…글로벌 협업 활발
뉴로핏은 뇌 MRI와 PET 영상 분석을 기반으로 한 AI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진단부터 치료설계, 실제 치료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토털 솔루션을 구축했다. 대표 제품인 ‘뉴로핏 아쿠아’는 뇌 위축 정도를 자동 정량화해 조기 치매 진단을 돕고 ‘뉴로핏 스케일 펫’은 PET 영상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량을 정량 분석한다.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의 영상 기반 치료 적합성 평가와 치료효과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뉴로핏 아쿠아 AD’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등 신약 도입과 함께 국내외 병원에서 빠르게 채택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31개 병원에 도입이 완료됐으며 하반기부터는 연구용 데모를 넘어 정식 제품으로 전환될 예정이다.다.
빈준길 뉴로핏 공동대표는 “AI 기반 뇌영상 분석 기술은 영상의학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환자 진단 정밀도를 높인다”며 “알츠하이머 임상 시험이 증가할수록 영상 분석 AI가 더욱 중요해져 많은 병원들이 구매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뉴로핏은 영상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일라이 릴리, 로슈 등과 영상 데이터 공유 및 신약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른바 ‘이미징 CRO(임상시험 영상분석 위탁기관)’ 서비스 영역 확장을 본격화했다.
해외 진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뉴로핏 제품들이 인공지능 의료기기로 등록되며 건강보험 수가 가산 대상에 포함됐고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도 대리점 계약과 병원 도입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뉴로핏은 현재까지 한국 포함 총 35건의 인허가를 취득했으며 추가 16건의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빈 대표는 “대부분의 주요 제품들이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성능 검증 끝내고 본격적으로 치료제와 함께 공급 될 예정”이라며 “2027년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0% 이상 매출 성장 달성을 목표로 독보적인 뇌 영상AI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 AI 상장 바로미터될 듯…흑자 전환·주가 하락 요소 숙제
뉴로핏의 상장은 국내 의료 AI 업계에도 의미 있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루닛이 2022년 코스닥에 상장되며 AI 기반 폐암 진단 솔루션을 알렸다면, 뉴로핏은 ‘뇌질환’이라는 또 다른 의료 사각지대를 공략하고 있다.
뉴로핏은 진단 솔루션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침습 뇌 자극기기 ‘뉴로핏 잉크’, 치료계획 소프트웨어 ‘뉴로핏 테스랩’ 등 치료기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루닛이 상장 당시 다국적 영상장비 제조사와의 파트너십 기반 매출에 집중했다면 뉴로핏은 빅파마와의 공동 연구와 병원 진입형 제품 매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
또한 레켐비처럼 영상 기반 치료 판단이 요구되는 신약이 늘수록 뉴로핏의 제품군 수요는 선순환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뉴로핏의 상장이 향후 의료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및 글로벌 진출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뉴로핏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 영업손실은 146억원, 순손실은 151억원에 달한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 고도화, 글로벌 마케팅, 유통 파트너 확장 등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뉴로핏의 경우 상장 직후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이 전체의 35.9%에 달하고 3개월 후엔 74%까지 확대되는 점도 상장후 위험 요소로 꼽힌다. 유통 가능 주식이 많다는 말은 잠재적인 매도 물량이 많다고 볼 수 있어 상장 초기 차익실현을 노린 이들이 대거 매도해 주가 하락을 유발 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번 IPO에서 뉴로핏은 총 200만주를 공모하며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1400원~1만4000원, 총 공모금액은 228억원~280억원이다. 공모 청약은 7월 15~16일 진행되며 상장일은 7월 25일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전문가들은 “뉴로핏이 안정적인 실적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 흐름과 후속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의료기기 산업 구조상 인허가와 병원 채택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술 우위를 상업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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