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무분규 기대… 한국GM은 파업 조짐
||2025.07.10
||2025.07.10
완성차 업계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과가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7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은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7차 교섭을 마쳤으며 9일과 10일에도 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10월 추석 연휴 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도 무파업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지난 2024년까지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왔다.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은 주 4.5일제 도입이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노동시간 단축과 정년 연장이 주요 의제”라고 밝혔다. 노조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에서 36시간으로 줄이거나 연장근로를 주 8시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생산량 감소 우려 속에서 이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협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는 “2004년 주 5일제 도입 당시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며 “노동시간 단축은 저출산 완화, 여가·소비 활성화, 청년 고용 창출 등 사회적 효과도 크다”고 주장했다.
정년 연장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64세까지 늘리는 대신 기존의 ‘숙련재고용’ 제도는 고용 안정성이 낮다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숙련재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GM 노사 관계는 격화되는 양상이다. 교섭 시작 한 달 만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파업 찬반투표까지 마쳤다. 투표 결과 가결됨에 따라 노조는 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했다.
갈등은 사측의 자산 매각 방침에서 비롯됐다. 한국GM은 지난 5월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자산을 순차 매각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내수 철수를 위한 구조조정”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미래차 생산과 신차 투입, 내수 판매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는 한 자산 매각은 고객 책임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인플레이션 보전을 위한 일시금 지급, 정년 65세 연장, 국내 공장 생산 물량 확대 등 고용 안정 방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글로벌 생산 전략과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이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올해 대규모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물량 차질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는 발 빠르게 교섭을 진행하면서 협의점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계획한 대로 10월 내 임단협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GM은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파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수 및 수출 물량 생산의 차질을 피하기 위해 전면 파업보다는 부분 파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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