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점주들에 가격 상향 후 할인하라 유도…‘한그릇’ 프로모션 눈총
||2025.07.09
||2025.07.09

배달의민족(배민)이 한그릇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식당 점주에게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아닌 '가격 눈속임' 구조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업주가 배민 측으로부터 가격 인상 후 할인하는 방식으로 손해 없이 한그릇 배달 프로모션에 동참하라는 안내 전화를 받았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배민의 고객센터는 기존 메뉴에 음료를 끼워 넣은 세트 구성을 만든 뒤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고, 다시 20%를 할인 적용하는 방식을 안내했다. 예컨대 음료수 등을 넣어 기존 1만2000원짜리 메뉴를 1만5000원으로 인상한 후 다시 20% 할인을 적용하면 원래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이다.
기존 동일한 메뉴의 가격을 프로모션을 위해 인상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은 배민의 자체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배민측이 알려준 셈이다.
아울러 한그릇 프로모션은 기존 가게 페이지에서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페이백은 1인분 페이지에서만 지급한다며 기존 메뉴는 메뉴판 하단으로 고정시켜 고객 노출이 어렵도록 만들 수 있다는 안내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할인율이 높을수록 상단에 노출될 확률이 있다며 가격을 더 높인 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등록할 수 있다고도 안내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배민이 업주들의 꼼수 참여를 유도해 소비자 눈속임을 조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한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관계자는 “정가를 올린 뒤 다시 할인하는 방식은 실질적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모두 속이는 이중 가격 책정”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특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할인율 심사 없이 한그릇 프로모션 참여가 가능하지만, 일반 소상공인은 최소 20% 이상의 음식 할인 조건을 충족해야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는 설명이다.
공플협은 입점업체 간 차별을 반복하는 것은 단순한 할인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이 특정 업체에만 선택적으로 혜택을 몰아주는 '시장 지배력 남용'이라 지적했다.
업계는 수료 수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이라 분석했다. 실제 할인 혜택이 아닌 형식적 가격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더 많은 주문을 유도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 및 플랫폼 점유율 상승을 꾀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배민은 꼼수 할인 논란에 대해 일부 상담사의 잘못된 대응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민 관계자는 “고객센터의 전체 대응은 아니고 일부에서 잘못 대응한 것”이라며 “실제 수시로 모니터링 진행 중이며, 한그릇 서비스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지속해서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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