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머나먼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 전환…주 7일 배송 전환 ‘모순’
||2025.07.09
||2025.07.09

택배업계 주 7일 배송이 본궤도에 진입했지만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 도입은 여전히 먼 산이다. 대규모 추가 기사 채용이 없는 한 모순적인 현 상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한진은 택배노조와 교섭을 통해 점진적인 주 5일 근무제 전환을 약속했다. 주 5일 근무제가 가능한 대리점부터 순차적으로 전환해 기사들의 근무 강도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것이 골자다.
택배기사 주 5일제 전환은 지난해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전환과 함께 제시하면서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30여 년간 유지돼왔던 주 6일 근무 체계를 뒤집는 대대적인 변화다. 기사들의 주말 배송 참여를 독려하고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로 꼽혔다.
하지만 택배 현장 일선에서는 주 5일제 전환은 머나먼 얘기라는 반응이 나온다. 근무일이 늘었지만 추가 인력 투입이 없어 결국 기존 기사 업무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각 사가 과로 방지를 위해 6일 연속 근무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러 우회 수단을 악용해 편법으로 근무일 수를 늘리고 있다.
기사들은 주 7일 배송 체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인력이 고정된 상황에서 근무일 수만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이 대안으로 제시한 4인 1조 체제가 대표적이다. 기사마다 2일씩 휴무를 지킬 경우 2~3명이 4개 배송 구역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미 배송 물량 확대로 업무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타구역 배송까지 지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에 비해 배송 구역이 넓은 한진은 더욱 불가능한 구조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애초에 한 사람이 맡을 수 있는 물량에 맞춰 배송 권역이 설정되는데 타구역 배송까지 지원할 경우 도와줄 사람을 동승시키거나 기사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고용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일부 기사들은 주 7일 배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주 5일 근무제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느니 현 주 6일 배송·주 6일 근무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이다.
추가 인력이 유일한 해답으로 꼽힌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나 마켓컬리의 경우 백업 기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 배송 인력 등을 배치해 제도 연착륙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방향성이 제시된다.
각 사는 점진적인 주 5일제 전환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광역별로 대리점을 묶어 여력이 되는 곳부터 격주 5일제 등 단계적인 변화를 이뤄가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을 하면서 노동 시간이 늘어나고 노동 강도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현장 택배기사의 건강권과 소비자 편익이 조화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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