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DJ’가 분위기 따라 음악 추천… 유튜브·스포티파이·멜론, 맞춤형 큐레이션 경쟁
||2025.07.06
||2025.07.06
글로벌 ‘음원 공룡’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중 가장 정교한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결은 수년간 구축해온 추천 알고리즘과 신곡을 발굴하는 ‘음악 애호가’ 130여명으로 구성된 에디토리얼팀이다.
스포티파이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접목한 알고리즘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을 골라낸다. 사용자의 재생 기록, 건너뛰기 횟수, 저장한 곡, 특정 곡의 반복 청취 횟수, 좋아요 수와 같은 다양한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뒤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끼리 분류하고 이를 토대로 새 음악을 추천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스포티파이가 선보이는 ‘디스커버 위클리(Discover Weekly)’는 이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용자가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지만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30곡을 선별한다.
이 과정에서 인기 가수의 신곡이나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히트곡’ 위주로 추천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이 개입한다. 하루에 기본 2~3시간은 신곡을 포함한 다양한 음악을 듣고 음원을 발굴하는 일을 전업으로 하는 에디토리얼팀이 스트리밍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곡이나 가수, 새롭게 떠오르는 음악 장르에서 ‘진흙 속 진주’ 같은 곡을 찾아내 띄우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음악 레이블과 가수와 만나 업계 흐름을 읽고 수많은 공연을 다니면서 최신 음악 트렌드를 탐색한다.
스포티파이는 일찌감치 음악 추천에 주력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했고, 점유율 기준 세계 1위 음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 스포티파이 사용자는 6억7800만명에 달하며, 이 중 유료 구독자만 2억6800만명이다. 세계 음원 시장 점유율은 약 30%로, 텐센트 뮤직(약 14%) 애플뮤직(약 12%), 유튜브 뮤직(약 10%)을 앞서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 등도 AI 기반 개인 맞춤형 음악 추천 기능을 강화하면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음악 추천은 영화,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까다롭고 난이도가 높은 영역으로 여겨지는데, AI를 활용해 선곡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구독자를 확보하고 사용자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6일 음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은 AI 기반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DJ 말랑이’를 이달 초 새로 출시했다. 사용자의 감상 이력과 멜론이 지난 20년간 쌓은 빅데이터를 종합해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재생한다. DJ 말랑이 서비스 중 ‘맞춤 선곡’은 이용자의 재생 기록, 검색, 좋아요 등 과거 활동에 맞춰 음악을 추천하고, ‘개인화 추천 카드’는 과거 감상 이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선곡해 10초 미리듣기 형식으로 제공한다.
SK스퀘어 관계사인 드림어스컴퍼니의 음원 플랫폼 플로(FLO)는 자체 개발한 AI 언어 모델 기반의 음악 추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례로 ‘출근길에 어울리는 노래’ ‘여유로운 주말 오후에 어울리는 노래’ 등을 입력하면 관련 플레이리스트(음원 재생목록)를 만들어준다.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월간 기준 979만명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유튜브 뮤직도 지난해 AI 기반 ‘에스트 뮤직(Ask Music)’ 기능을 선보였다. “운동할 때 듣기 좋은 신나는 노래”와 같이 구체적인 요청을 입력하면 몇 초 만에 맞춤형 재생목록을 생성한다. 재생목록에는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제목과 설명도 함께 제공된다.
업계에 따르면 음악은 사용자의 기분과 날씨, 장소, 활동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수천 만 곡 중 사용자가 특정 상황에서 듣고 싶어하는 음악을 빠르고 정확하게 골라내야 하기 때문에 맞춤형 음원 추천 기능(큐레이션)이 얼마나 발달했는지가 서비스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AI 기반 추천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런던 기반 AI 음성 스타트업 소난틱을 인수했다. 이를 토대로 구축한 생성형 AI 기반의 ‘AI DJ’ 기능을 최근 40개국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맞춤형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개인화를 담당하는 팀은 스포티파이 기술 조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면서 “수백 명의 엔지니어들이 하이퍼로컬 장르를 정교하게 분류하고 설명할 수 있는 플랫폼과 기능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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