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가 갖고 있었다고… 진짜 부자들만 탈 수 있다는 ‘이 차’ 정체는?
||2025.07.05
||2025.07.05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3가 공개되면서 배우 이정재의 취향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단 911대만 생산된 전설적인 클래식카, 포르쉐 964 쥬빌리 모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이 모델은 1993년 포르쉐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한정 제작된 희귀 차종으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선 ‘컬렉터의 로망’이라 불린다.
오징어 게임의 출연료로 회당 약 13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 배우를 비롯해 故 이건희 회장 또한 생전에 클래식카를 수집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벤틀리, 포르쉐, 페라리, 머스탱 셸비 GT500 등 희귀 클래식카를 다수 보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진짜 부자’들만 취미로 즐길 수 있다는 클래식카 문화,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 사는 평범한 일반인이 클래식카를 운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보험 문제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자동차 가치 평가 기준은 출고 후 3년 이내 신차 대비 50% 이하로 잔존가치를 책정하고, 이후 매년 5%씩 감가하는 방식이다. 그러니 수억 원을 호가하는 클래식카가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상 보상가는 고작 몇 백만 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 보험사들은 클래식카의 ‘시장가’를 반영하기보단 ‘연식’과 ‘잔존가치’ 중심으로 보험 보상가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시장에서 2억 원에 거래되는 차량이라도 30년이 지났다면 서류상 200만~300만 원 수준의 노후차로 분류돼 사고 시 수리비도 제대로 보전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클래식카는 자산가나 연예인, 기업 회장 등 극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성 취미로 여겨진다.
함께 본 기사: "디자인 평점 9.1"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된다는 아반떼 모델, 무엇일까?
반면, 일본이나 미국 등 자동차 마니아 문화가 발달한 국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이들 국가는 중고차와 클래식카의 실거래 시세를 기준으로 보험가와 보상가를 책정한다. 실제로 2001년식 주행거리 약 5만km의 닛산 스카이라인 GT-R은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 가격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고, 24년이 지난 지금도 잔존가치는 고작 약 4만엔 밖에 내려가지 않았다. 이처럼 시장에서 인정받은 가치를 보험가에도 반영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클래식카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가치’보다 ‘연식’ 위주의 보험 체계 때문에 애초에 일반인이 올드카를 운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레트로 트렌드를 따라 복원 붐이 일었던 현대 갤로퍼의 경우만 해도, 적당히 관리된 차량 시세가 1,500만 원 내외지만 보험사 책정가는 50만 원에 불과하다.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차량을 복원하고 애지중지하다가도, 사고가 나면 소유자의 과실이 없더라도 50만 원만 보상받을 수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또한 올드카 특성상 연식이 오래된 만큼 부품 수급도 어렵고 정비 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러니 애초에 클래식카 문화가 대중화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실정이라면 올드카 복원은 철저히 ‘부자들만의 놀이’로 남을 수밖에 없다.
결국 클래식카 문화는 보험, 부품 수급, 인프라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보험가액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있다. 현행 시스템 아래선 부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치 있는 차’를 ‘값어치 없는 차’로 평가하는 한, 한국에서 헤리티지를 보존하는 데 가치가 있는 이 문화는 끝내 단순 사치품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