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돈 낭비 아니야?” 브랜드들이 기를 쓰고 콘셉트카 만드는 이유
||2025.07.02
||2025.07.02
세계 각지의 모빌리티 쇼에선 매년 놀라운 차들을 공개한다. 콘셉트카부터 하이퍼카까지,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상징하는 모델들이 주인공이다. 때때로는 디자인과` 기술을 넘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런 차량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두지 않는다. 그 때문에 값비싼 개발비용 대비, 회수할 수 있는 이익이 없거나 적다. 그렇다면 자동차 기업들은 왜 콘셉트카를 만드는 걸까?
기본적으로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단순한 회계상의 흑자 이상의 가치가 콘셉트카에 있다고 판단한다. 현대에 이르러, 자동차는 단순히 튼튼한 탈것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하나의 자산으로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콘셉트카를 만들어 낼 유인이 기업에 있는 셈이다.
콘셉트카는 기본적으로 디자인 방향성 실험의 성격이 짙다. 그 경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해진다. 양산 차량에 가까운 스펙의 콘셉트카를 제시하고, 시장 반응을 본 뒤 양산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양산과 관계없는 콘셉트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정도로, 해당 방식을 애용한다. 최근 넥쏘 2세대 모델에 N 비전 74의 디자인 요소가 차용된 것이나, 제네시스의 그란 X 이퀘이터의 요소가 GV90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것이 그 예시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콘셉트카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자동차 시장에서 기업의 위상은 단순히 판매량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일보한 기술력, 다음 단계의 디자인을 제시해야만이 소비자들의 기대를 키울 수 있다. 이렇게 쌓아 올린 브랜드 충성도가 추후 실제 이익으로 잠재하게 되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GMR-001을 통해 기술력을 자랑하고, BMW가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차세대 디자인을 제시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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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콘셉트카는 자동차 기업에 있어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그 막대한 개발 비용에도 불구하고 콘셉트카의 제작이 시도되고 되풀이된다. 콘셉트카의 존재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문화를 공유하는 매개체로 확장시킨다. ‘소비하고 싶은’ 개념을 제시하는 행위를 통해 브랜드가 지속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벤츠의 콘셉트카에 가해지는 비판들이 있다. 벤츠는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과감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브랜드 시인성을 위해 차량의 디자인에 자신들의 ‘삼각별’ 로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콘셉트카를 통해 처음 제시되고, 더욱 발전하는 그 과정 동안 불호 여론이 더 커지기까지 했다. 그 결과 고급차 시장에서 벤츠의 독주가 끝나는 결과까지 초래했다.
아큐라의 어드밴스드 세단, 람보르기니 에고이스타 등 ‘이상한’, ‘못생긴’ 등의 수식어가 부터 오래도록 회자되는 불명예를 가진 콘셉트카의 경우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격의 시도는 업계에서 핵심적인 가치로 여겨진다. 벤츠와 BMW가 제시하는 디자인 방향성에 대한 평가가 갈릴지언정, 정체를 택한 아우디보다 더 많이 회자되고 긍정적으로 평가되어 온 이유다. 아우디 또한, 새로운 콘셉트카의 발표를 예고하며 정체된 이미지로부터의 탈피를 선언했다.
자동차 기업들은 콘셉트카를 포기할 수 없다. 기업은 성장을 멈추는 그때 무너지기 때문이다. 하이퍼카나 헤일로카와 같은 자동차 산업의 첨단에 있는 차량들도 그 궤를 같이한다. 모두가 소유할 순 없어도, 모두가 주목하는 차. 콘셉트카는 그다음을 예고하는 산업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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