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흔드는 트럼프 관세 폭탄, 코스피 질주 속 ‘역주행’
||2025.06.30
||2025.06.30
올해 들어 코스피가 30% 가까이 급등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현대차는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 연장을 사실상 일축하고, 모든 국가에 관세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로서는 수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연초 2398포인트(p)에서 이날 3071p로 28%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21만1500원에서 20만3500원으로 4% 하락했고, 기아도 10만1600원에서 9만6900원으로 5% 떨어졌다. 상승장 속에서도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주는 수출 리스크가 부각되며 외면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다음달 8일 종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과 관련해 “모든 국가에 관세 서한을 보낼 것”이라며 “앞으로 보낼 서한이 무역협상의 끝”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예 연장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한 최후통첩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는 기본관세 10%만 부과되고 있다. 하지만 유예 중인 추가 관세 15%까지 적용되면, 앞으로는 한국산 자동차에 총 25%의 관세가 매겨진다.
현대차ㆍ기아는 현지 투자 확대를 근거로 관세 면제를 기대했지만, 예외 없는 적용이 확정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미 당국간 통상 협상으로 이르면 상반기 안에 관세 조치가 최소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없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의 단호한 입장만 재확인한 셈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완성차 업종 전반에 중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부품 수입 의존도가 60%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관세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 정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3조3000억 원, 순이익 2조9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대비 각각 9%, 13% 하회하는 수준이다. 적정 주가도 기존 31만 원에서 26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은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 시기인 내달 8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현대차에 대해 표주가를 27만 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최악의 경우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1년 전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차ㆍ기아가 내달부터 미국 내 차량 가격을 인상해 관세 부담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은 판매량에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대차는 올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AGA)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부담을 최소화했다. 다만 미국 수요 전체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지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관세 등의 악재로 현대차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23일 현대차는 코스피시장에서 NAVER(네이버)와 두산에너빌리티에 밀려 시가총액 순위가 6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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