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대형 SUV로 내수 부진·美 관세 파고 넘는다
||2025.06.30
||2025.06.30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수 침체와 미국발(發) 관세위기 속에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대형 SUV로 내수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미국 내에서는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압박을 상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2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대표 대형 SUV 모델 ‘팰리세이드’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80% 급증한 8124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 6년 만에 신형 모델이 출시된 이후 판매량이 대폭 늘어났다.
팰리세이드 출고 대기 기간은 이달 기준 가솔린 모델 약 1.5개월, 하이브리드 모델은 5개월에 달한다. 이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공간성과 실용성을 갖춘 모델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업계는 현대차가 내수 침체 상황 속에서도 대형 SUV 흥행으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스테디 모델들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며 “고수익 차종은 많이 판매될수록 이윤이 남는 구조”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현지 생산 본격화로 대형 SUV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가동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아이오닉 5에 이어 최근 아이오닉 9의 생산을 시작했다.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는 4월 현지 시장에서 8076대를, 5월 6292대를 판매했다. 지난달부터 판매에 돌입한 아이오닉9은 2823대를 기록했다.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KMMG)의 생산·판매도 두드러진다. 올해 1~4월 누적 367대 판매에 그쳤던 EV9은 지난달에만 3800대가 팔렸다. 반면 EV6는 물량 전환 영향을 받아 같은 달 1800대를 판매했다.
대형 SUV 현지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현대차그룹이 관세를 우회하기 위해 택한 현지 생산 전략이 효과를 낸 덕분이다. 특히 대형 SUV는 관세 적용 시 차량 가격이 대폭 뛸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5월 미국에서 총 75만2778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10.5%)보다 0.5%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누적 점유율이 11%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현대차는 현지 공장을 활용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비롯해 기아·제네시스 차량도 생산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HMGMA를 통해 관세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며 “대형 SUV를 중심으로 빠르게 가동률을 높인다면 수익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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