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재생에너지 조달량 3배 증가…비중 확대는 과제
||2025.06.29
||2025.06.29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조달량이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기조의 일환이다.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인프라로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보다 공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해 재생에너지를 전년 대비 약 3배 가까이 사용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총 19.9GWh로 2023년(6.6GWh) 대비 3배 증가했다. 이는 5500가구(4인 가구 평균 사용량 3600㎾h 기준)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네이버는 2022년(5.4GWh)부터 매년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와 1784에 태양광과 지열 발전설비를 구축했다.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각 춘천에도 태양광·지열발전 설비로 전력을 자체 생산했다. 또 엔라이튼, 수자원공사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직접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센터용 대규모 재생에너지 확보에도 착수했다”면서 “여러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10.9GWh로 전년(4GWh) 대비 2.7배 증가했다. 약 3000가구(4인 가구 평균 사용량 3600㎾h 기준)가 1년 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카카오는 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했다. 또한 자체 데이터센터 안산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해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두 기업은 ESG 경영 차원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기업은 RE100 등의 요구로 재생에너지가 당면 과제이지만 플랫폼 기업의 특성상 재생에너지 조달이 실제 당장 이익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ESG 경영이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조달방식에서는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더 진전된 방식을 택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카카오의 2배에 이르는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면서 실질적으로 재생에너지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전력구매계약(PPA)나 자가발전으로 대부분을 충당했다. 반면 카카오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녹색프리미엄을 대부분 활용했다. REC와 녹색프리미엄은 금액을 지불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실제 재생에너지 생산 증대에 기여하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양사가 앞으로 더 공격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그동안 재생에너지 조달률을 매년 두 배 가까이 확대해 왔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 설정치를 갖고 있지 않다. 네이버는 올해 목표 실적을 14GWh로 설정했다. 변동성이 심한 재생에너지 특성을 감안해 보수적인 목표치를 설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도 실적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도 여전히 적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6.8%, 카카오는 5%만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다. 두 기업은 2040년까지 에너지 순 배출량을 제로(O)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를 선언헀고, RE100에도 가입한 것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좀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의 재생에너지 평균 사용 비율은 9% 수준인데 5~6%면 평균보다도 낮다”면서 “특히 녹색프리미엄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며, 재생에너지로 조달되고 있다는 것이 검증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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