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차이로 참패” 그랜저에 밀려.. K8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2025.06.28
||2025.06.28
대한민국 고급 세단의 계보를 잇는 두 라이벌의 대결은, 이번 세대에도 원 사이드 게임으로 종료되었다. 그랜저의 판매량이 K8의 판매량의 두 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번 세대에서는 K8이 페이스리프트 이후에 판매량 급감을 기록하는 등, 상품성 개선 후에도 힘을 쓰지 못하는 양상을 오래 보여왔다.
이에 대해 업계가 내놓은 분석은 다방면에 걸쳐있다. 그 중 ‘그랜저‘가 구축해 온 고급 세단 시장 내 공고한 포지션이 가장 강력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 주류 의견이다. 그러나, 제네시스의 등장과 흥행, 그랜저 디자인에 대한 불호 여론 등 고급 세단 시장 내 지각 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K8이 기록한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K8은 왜 이번에도 그랜저를 이길 수 없었을까?
소비자들이 지목하는 부진의 원인은 ‘포지션 이탈’이다. K8이 지금까지 시장 내 포지션은 그랜저보다 반 급 아래의 고급 세단이었다. 그랜저 대비 고급감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가격적 이점을 활용해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번 세대에 들어, K8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이 포지션을 거부했다. 상품성을 높이고 동시에 가격을 올려 그랜저와 동급의 경쟁자로서 자리 잡고자 했지만 인식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K8은 그랜저보다 조금 더 긴 전장과, 부드러운 주행감 등 몇 가지 지점에서 유의미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휠베이스와 출력, 연비를 비롯한 대부분의 요소가 동일하며, 실내의 고급감 측면에서는 K8이 그랜저에 밀린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눈에 띄는 강점이 없는 상황에서의 가격 인상은 K8이 가진 가격적 우위라는 이점을 스스로 포기하는 모양새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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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진 K8을 외면했고, 그 결과 판매량 급감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K8의 판매량이 2024년 페이스리프트 이후 반짝 상승했지만, 신차 효과가 사라진 2025년 초에 들어서는 50% 감소했다. K8의 이름값이 이제는 그랜저보다 아래에 있지 않다는 기아의 판단이 시장의 인식과의 괴리를 만든 탓이다.
그렇다면 K8이 판매량을 회복하고, 그랜저의 판매량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들은 이 물음에 대해 가격 인하와 디자인 변화를 지목했다. K8이 다시 가성비 고급 세단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설명이다. 이후에, 디자인 변화를 통해 그랜저로부터 우위를 빼앗아 오는 방법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현행 K8의 디자인은 훌륭하지만, 타겟층이 잘못 설정되었다는 평가다. K8, 그랜저 등의 고급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중장년층인 경우가 주를 이룬다. 해당 그룹은 파격적인 디자인보다는 정통에 가깝되,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K8과 그랜저 모두 이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으므로, K8이 한발 빠르게 정통 디자인으로의 회귀를 선택한다면 승산이 존재한다.
결국 K8의 부진은 강점과 약점의 경계를 명확히 짚어내지 못한 결과인 셈이다. 기아가 전략을 수정하여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K8을 완성해 낸다면, 다음 세대 고급 세단 시장의 분위기는 지금과 사뭇 다른 형태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