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한그릇’ 주문 10배 증가…포화된 배달 시장서 돌파구 찾는다
||2025.06.27
||2025.06.27
배달의민족이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앤 '한그릇' 카테고리의 주문 수가 한 달 새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은 BBQ, 교촌치킨, KFC 등 주요 치킨 브랜드와 협업해 한그릇에서 1인분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소액 주문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주문을 활성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상생안까지 나와 배달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26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셋째주(6월16일~22일) 배민 한그릇 카테고리 주문 수는 지난달 첫째주(4월28일~5월4일)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록된 메뉴 수 또한 약 13배 늘었다. 한그릇 카테고리에 가입하는 가게 수가 증가하면서 주문량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민 한그릇은 1인분 식사에 적합한 메뉴만 모아 놓은 카테고리다. 최소 주문 금액 없이 원하는 만큼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경우에도 1인분 주문 카테고리는 있지만 대부분 가게마다 최소 주문 금액이 설정돼 차이가 있다.
배민은 지난 4월 29일 한그릇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애플리케이션(앱) 전면의 왼쪽 첫 번째 탭에 배치했다. 이달에는 한그릇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확대했다. 오는 27일부터는 국내 최대 치킨프랜차이즈 BBQ와 협업해 황금올리브치킨 등 인기 메뉴의 1인분 판매를 시작한다. KFC, 교촌치킨 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도 한그릇에서 1인분을 판매하고 있다.
배달 업계 1위인 배민이 한그릇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서비스하면서 배달 시장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국내 배달 플랫폼의 최소 주문 금액은 보통 1만2000원~1만5000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일 메뉴 외에 사이드 메뉴나 음료 등을 추가로 주문해야 해 주문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점주 입장에서도 소액 주문은 마진이 적어 최소 주문 금액을 높이고, 이로 인해 소비자가 주문을 꺼리는 악순환이 생긴다. 소액 주문으로 진입 장벽을 낮춰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단골로 전환하면 전체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미국의 주요 배달 플랫폼들은 이미 최소 주문 금액을 없애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 우버이츠는 최소 주문 금액이 없다.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소액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도 면제하고 있다. 우버이츠는 소액 주문 건에 대해 추천 메뉴를 자동으로 노출하는 등 소액 주문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친다. 그럽허브는 최소 주문 금액이 없고 10달러(약 1만3600원) 이하 주문에 한해 2달러(약 27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배민은 소액 주문에 대한 중개 수수료를 면제하며 점주 사로잡기에도 나섰다.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중재로 열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1만원 이하 소액 주문에 대해 중개 수수료 면제와 배달비 차등 지원,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는 중개 수수료 차등 지원을 포함한 상생안을 발표했고, 구체안이 확정되는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향후 3년간 총 3000억원을 점주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그간 소액 주문에도 배달 처리 비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업주에게 부담이 컸다”면서 “플랫폼이 소액 주문에 대해 업주를 지원하면서 1인 가구 증가세와 맞물려 소액 주문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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