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호 100대 사건]〈8〉전전자교환기(TDX-1) 개통, 상용서비스 시작
||2025.06.27
||2025.06.27
국산 전전자교환기 'TDX-1(Time Division Exchange-1)'은 1986년 4월 국내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의 통신기술 자립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됐다. 디지털 전자교환기 독자 개발은 당시 미국, 일본, 프랑스에 이어 세계 네 번째였다.
TDX 개발은 전화 수요 폭증으로 인한 '전화대란'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 초 전화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4대 수준에 머물렀고, 신청 후 설치까지 1년 이상 걸리는 사례가 빈번했다. 정부는 농어촌 현대화 계획과 연계해 시범 전자교환기 개발에 착수했다.
주축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었다. 연구는 5년 간 인력 1300명과 예산 240억원을 투입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1985년 TDX-1이 처음 상용 시범 운용에 들어갔고, 이듬해 정식 개통됐다.
TDX-1은 1987년 전국 17개 지역에 설치되며 '1가구 1전화 시대'를 앞당겼다. 통화 가능 전화가입자는 1991년 222만 회선을 넘었고, 1993년에는 2000만 회선을 돌파했다. 이후 TDX는 CDMA 교환기 기반으로도 사용되며 디지털 통신 진화의 핵심 플랫폼이 됐다.
TDX 상용화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 통신산업 구조 자체를 바꾼 계기가 됐다. 외산 교환기에 의존하던 통신장비 시장은 TDX를 계기로 국산화됐고,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도 본격화됐다. TDX는 이후 러시아,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됐다.
ETRI 분석에 따르면 TDX 개발에 총 1500억원이 투입됐지만 수입대체 효과 4조3000억원, 수출 1조4000억원 등 총 5조3800억원 규모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