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디자인 개편…물리 버튼 복귀 예고
||2025.06.26
||2025.06.26
폭스바겐이 전기차(ID 시리즈)의 디자인과 실내 인터페이스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한때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며 터치스크린 중심으로 구성했던 실내는 물리 버튼을 다시 도입하며 운전자 중심의 직관성과 조작성 회복에 나선다.
폭스바겐 기술개발 책임자인 카이 그뤼니츠(Kai Grünitz)는 ID.3와 ID.4 모델의 전면 디자인을 대폭 수정해 향후 출시될 소형 해치백 ID.2의 스타일링과 디자인 언어를 통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은 2026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다시 돌아오는 버튼들
그뤼니츠는 인터뷰에서 “ID.4는 차기 업데이트에서 회전식 볼륨 노브(다이얼)를 다시 채택한다”고 밝혔다. 현재 ID. 시리즈는 볼륨 조절을 위한 정전식 슬라이더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기능은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잘 작동해온 시스템이라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안드레아스 민트(Andreas Mint) 역시 물리 버튼 부활을 공식화했다. 그는 “ID.2all부터 시작해 모든 차량에서 5개의 핵심 기능(볼륨, 운전석/조수석 난방, 팬 속도, 비상등)은 스크린 아래의 물리 버튼으로 제공될 것”이라며 “운전대 역시 물리 버튼을 유지하겠다. 자동차는 스마트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만든 유행, 되돌아가는 업계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은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물린다. 테슬라는 실내 물리 버튼을 없애고 모든 기능을 대형 스크린에 통합하는 미니멀리즘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는 고급 기술처럼 포장된 비용 절감 전략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전기차 배터리 단가가 높은 만큼 버튼 하나, 부품 하나 줄이는 것이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운전 중 집중력 저하, 조작성 저하, 사고 위험 증가로 이어졌고, 일부 규제 당국은 물리 버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기능의 물리적 조작 수단 확보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ID.4의 존재감,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여전
폭스바겐 ID.4는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내 EV 판매 비중 12%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모델이다. 2024년에는 전자 도어핸들 결함으로 리콜 및 생산 중단 사태를 겪었지만, 2025년 1분기 들어 26% 증가한 7,663대가 판매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유럽에서는 ID.4를 포함한 ID 시리즈가 폭스바겐을 2025년 1분기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로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JATO Dynamics에 따르면, 테슬라를 제치고 폭스바겐이 유럽 EV 시장 선두로 올라섰다.
폭스바겐은 현재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생산 중이며, 2030년 이전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라는 차세대 아키텍처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SSP는 진정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OTA 업데이트 중심의 미래 차량 플랫폼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플랫폼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기존 ID 시리즈의 상품성 유지와 사용자 만족도 제고가 중요해지고 있다.
원선웅의 '뉴스 인사이트'
사용자 중심 인터페이스 복귀, 자동차 UX의 방향성 전환
스마트폰식 UI가 미래라고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지만, 실제 소비자 반응은 ‘스크린 피로’로 이어졌다. 폭스바겐의 변화는 사용성 중심의 진화라는 평가가 더 설득력 있다. 최근 현대차, BMW, 포드 등도 물리 버튼을 복귀시키고 있다.
규제 환경 변화가 디자인 결정에 미치는 영향
EU의 GSR(Global Safety Regulation) 개정안은 2026년부터 운전자 주의 분산을 유발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에 대해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크린 조작이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규정 해석이 강화되면서, 물리적 피드백 장치의 필요성이 산업 내에서 표준으로 재확립되고 있다.
‘중간기 기술 전략’으로서의 역할 확대
SSP 플랫폼 도입 전까지 MEB 기반 모델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리프레시하고, 고객 피드백을 실시간 반영해 전환기를 넘기는 전략은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금의 변화는 단기 판매보다 브랜드 신뢰 회복과 중장기 기술 도약을 위한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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