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혈액’ 상용화 시계 빨라진다…기업들 기술 고도화 성과 속속
||2025.06.23
||2025.06.23
국내 인공 혈액 기업들의 상용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아래 기술 고도화가 속도를 내고, 일부 기업은 당초 계획보다 앞선 성과를 내면서 상용화 가능성도 구체화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수혈용 혈액 생산 바이오 기업 아트블러드는 올해 하반기부터 체외 생산 적혈구의 50L 규모 대량생산을 추진한다. 상반기에는 7L 생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백은정 아트블러드 대표는 “하반기 50L 생산을 추진하고, 미국 공장에서 최대 100L까지 스케일업할 계획”이라며 “실제 임상시험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생산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조혈모세포를 체외에서 증식해도 소량(수 방울 수준)의 혈액만 생산이 가능했으나, 아트블러드는 헌혈을 대체할 만큼의 임상용 적혈구 시료를 체외에서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백 대표는 “단순한 생산량 증대가 아니라, 수십에서 수백 리터 단위까지 확장 가능한 '생산 플랫폼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로 지금은 기술 상용화를 향한 마일스톤을 하나씩 돌파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3년 '세포기반 인공혈액 기술개발 사업단'을 출범시켰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5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1단계(2023~2027년) 5년간 450억원 규모 예산이 투입되며, 총 3단계 15년 계획으로 2037년까지 인공혈액 상용화가 목표다. 현재 입셀, 아트블러드, 듀셀이 사업단 지원을 받고 있다.
듀셀은 인체 유래 줄기세포에서 혈소판을 생성하는 거핵세포 분화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혈소판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3차년도 목표였던 인공혈소판 대량생산 기술을 1차년도에 조기 확보했으며, 현재는 응급의료 및 수혈 시스템 적용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 중이다. 또 독일 PL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혈소판 용해물 공동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입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활용한 적혈구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 중이다.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한 임상등급 iPSC 은행을 자체 구축하고, 다양한 혈액형에 대응 가능한 범용 혈액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핵심 기술은 iPSC에서 적혈구로의 고효율 분화와 대량 생산 플랫폼으로, 전임상 시험을 통해 유전적 안정성과 순도를 입증했으며, 향후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또 국제우주정거장(ISS)과 인공위성 플랫폼을 활용해 무중력 환경에서 적혈구 생성 실험도 진행 중이다. 지구 중력 조건과 다른 환경에서 혈액세포 생성이 가능한지 검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우주 생명과학이나 재난 상황에서 수혈 기술로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세포 기반 인공혈액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정부 사업단 지원 덕분에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면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비전과 인프라 확보가 중요한 분야로 앞으로도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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