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브랜드가 ’24시간 레이스’에 목숨 거는 이유, 따로 있었다
||2025.06.20
||2025.06.20
자동차와 관련된 텍스트를 읽다 보면 익숙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는 숫자가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24’다. 이는 ‘내구 레이스’를 뜻하는 숫자로, 르망 24시와 뉘르부르크링 24시로 대표되며, 기업들은 이 내구 레이스에서의 승리를 크게 기념하며 한정판을 만들어내곤 한다. 내구 레이스, 도대체 무엇이고 왜 그렇게 열광하는 걸까?
내구 레이스는 말 그대로 내구력을 시험하는 레이스다. 참가자들은 ’24시간의 제한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이 서킷을 완주했는가’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기술력의 극한을 세상에 내보이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빠른 차를 만들어낸 브랜드’, 이 명예를 위해 고난을 자처하는 것이다.
내구 레이스는 프랑스의 르망 24시와 미국의 데이토나 24시를 이견 없이 상위 두 개로 친다. 마지막 한자리를 포함해 세계 3대 내구 레이스로 칭해지지만, 그 마지막 자리가 독일의 뉘르부르크링 24시인지 벨기에의 스파 24시인지는 꼽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차이를 보인다.
각각의 레이스는 포뮬러 차량을 사용하는 LMP와 양산차를 사용하는 GT로 나누어 진행된다. ‘레이싱’하면 떠오르는 포뮬러 차량을 사용하는 LMP와 달리, GT 레이싱은 그 특성 때문에 포뮬러 레이싱과 다른 내구 레이스만의 특성을 만들어낸다. 일례로, GT 레이싱에 참여하는 차량은 ‘호몰로게이션’이라 칭해지는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규격 외에도 ‘최소 생산량’을 인증해야 한다. 높은 클래스로 갈수록 최소 생산량은 줄어들기는 하지만, 양산되는 차량만이 참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함께 본 기사: "스포티지 긴장" 하이브리드 전통 강자 '이 차' 국내 출시 임박했다
레이스는 차량 외에는 대동소이한 규정으로 진행된다. 24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랩 수(바퀴 수)를 기록하면 된다. 2명 이상의 드라이버가 교대로 레이스를 이어가며, 이 과정에서 수리나 정비를 위해 수 시간을 멈춰서기도 한다. 팀의 전력을 총동원해 기록을 내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내구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해야 한다. 때문에, 내구 레이스는 기본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자동차 기업들의 야심작 중 ‘가장 빠르고’, ‘가장 튼튼한’ 차를 만들기란 수십억대의 예산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승하여 한정판을 판매한들 극히 제한된 수량으로 제작되는 탓에 대단한 이문을 바라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곳에는 갈망하게 되는 명예가 있다. ‘세계 제일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임을 간접적으로 증명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기업의 자동차 제조 기술이 일종의 반열에 올랐다는 선언이자 증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10년 연속 출전한 까닭이다.
자동차 기업이 내구 레이스에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도전하는 이유는 기술력의 증명에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와 내구 레이스는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를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자동차와 사람이 만드는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인 내구 레이스를 한 번 즐겨봐도 좋을 것이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