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낮은 복막투석 인식 높이고 정책 지원 시급”
||2025.06.19
||2025.06.19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콩팥병(만성신부전) 환자가 늘고 있지만 일반인 중 86%는 투석에 대해 잘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18일까지 20세 이상 성인 1184명(일반인 768명, 환자 및 보호자 416명)을 대상으로 말기콩팥병과 투석 치료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날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신장학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한 '급증하는 말기콩팥병, 지속 가능한 치료의 길-재택 복막투석 활성화 정책 방안'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된 경우로 병세가 진행되면 악성신생물(암)보다도 더 큰 진료비를 부담하는 말기콩팥병에 이르게 된다. 말기콩팥병에서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투석 또는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투석은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복막투석'과 병원을 방문해 진행하는 '혈액투석'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0년 5만 8000여명 수준이던 말기콩팥병 환자 수가 2023년 약 13만 7000명으로 2.3배 증가했다.
그러나 혈액투석 대비 의료비용이 적은 복막투석의 비율은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5~10년 뒤에는 거의 사라질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복막투석 정보·교육 부족으로 인한 낮은 인식, 정책적 지원 부족 등 치료 기반 전반의 미비가 지적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 그룹의 86.2%는 투석에 대해 잘 모른다(들어본 적 있으나 잘 알지는 못한다 84.9%, 들어본 적 없다 1.3%)고 답했으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3.8%에 그쳤다.
환자 및 보호자 그룹에서는 '들어본 적 있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60.1%로 일반인 그룹보다 높았지만, '들어본 적 있으나 잘 알지는 못한다'(38.2%)거나 '들어본 적 없다'(1.7%)는 응답도 39.9%에 달했다. 환자와 보호자 10명 중 4명은 투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석이 주로 이뤄지는 장소를 아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병원(일반인 38.3%, 환자 및 보호자 48.6%), 병원 또는 집(일반인 26.8%, 환자 및 보호자 48.8%)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일반인의 34.9%, 환자 및 보호자의 2.6%였다. 일반인은 물론 환자 및 보호자조차 집에서 이뤄지는 복막투석을 잘 모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복막투석에 대한 인식 수준은 현저히 떨어졌다.
일반인 중 60.9%는 '혈액투석만 들어봤다'고 답했으며, 12.6%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모두 처음 들어봤다'고 답했다. 환자 및 보호자 중에서도 '혈액투석만 들어봤다'(46.6%)거나 '혈액투석·복막투석 모두 처음 들어봤다'(6.3%)는 응답이 52.9%에 달했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방법, 장단점 등에 관해 설명한 뒤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묻자 일반인의 경우 복막투석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69.8%로 혈액투석(30.2%)보다 높았다.
또 혈액투석 중인 환자의 47.3%도 복막투석으로 변경을 고려해 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면 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투석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현재 복막투석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치료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정표 대한신장학회 총무이사는 “복막투석은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재택 치료 방식이며 환자의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의료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10년 내 지속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복막투석 재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재택진료 보상체계 강화와 필수의료 네트워크·인프라 지원, 전문 인력 확보 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민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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