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에미라, ‘V8 엔진’ 탑재 유력… 첫 V8 스포츠카 탄생할까?
||2025.06.18
||2025.06.18
로터스가 자사의 후륜구동 스포츠카 ‘에미라’에 V8 엔진을 탑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유로7 규제에 따라 기존 토요타 V6 엔진을 퇴역시키고 AMG 2.0리터 터보 4기통만 남길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수퍼차저 V6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로터스는 오히려 더 강력한 엔진을 고려하고 있다. 유럽 지역 책임자와 CEO의 발언을 종합하면, 차세대 파워트레인 후보로 V8이 거론되고 있으며 해당 엔진은 AMG에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미라가 2004년 에스프리 이후 처음으로 다시 8기통 스포츠카로 복귀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에미라는 현재 두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나는 AMG에서 공급받은 2.0리터 4기통 터보이며, 다른 하나는 토요타에서 제공한 3.5리터 V6 수퍼차저 사양이다. 두 엔진 모두 최고 출력 400마력을 발휘하지만, V6는 수동변속기와 결합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이 V6 엔진은 향후 적용될 유로7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단종 수순을 밟게 된다. 로터스는 처음에는 V6 퇴출 후 4기통 모델만 유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여전히 V6 모델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브랜드 측도 입장을 바꾸게 됐다.
최근 CEO 펑칭펑은 투자자 대상 회의에서 “V8 엔진 탑재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방향 전환을 공식화했다. 유럽 사업을 총괄하는 매트 윈들도 “현재 엔진 공급업체와의 협업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라고 언급하면서 신형 V8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현재로서는 AMG의 핫-브이 구조를 가진 V8 바이터보 엔진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해당 엔진은 이미 애스턴 마틴에 공급되고 있으며, 로터스 역시 4기통 엔진을 이 회사로부터 받는 중이다. AMG의 V8은 크기나 레이아웃 면에서 미드십 구조에 맞게 패키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높다.
과거 렉서스 RC나 LC에 적용된 5.0리터 자연 흡기 V8도 대안이 될 수 있었으나, 유럽 시장에서의 인증 문제로 현재는 논외로 여겨진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동변속기와의 조합이다. 에미라가 지닌 마지막 후륜 수동 스포츠카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새 엔진이 수동과 호환되어야 한다. 애스턴 마틴도 AMG V8에 수동변속기를 결합한 적 있지만, 실제 주행 감각은 혹평을 받았다.
로터스가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는 관건이다. 한편, 미국으로의 수출도 변수다. 최근 미국의 관세 인상 발표 이후 로터스는 에미라 선적을 중단한 상태며, 관세가 10%로 조정된 뒤에야 수출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성능과 감성, 글로벌 전략까지 맞물린 이번 변화는 에미라의 존재 가치를 다시 쓰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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