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거점이 기술외교 무대로…삼성·현대차·LG, 현지 접점 강화
||2025.06.18
||2025.06.18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이 북미 현지에서 단순 투자와 생산을 넘어 민간 외교, 교육, 연구 협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술 경쟁력 확보는 물론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현지화 전략이다.
LG전자는 미국 뉴저지 북미 사옥을 중심으로 과학 교육, 산학협력, 외교적 네트워킹을 아우르는 ‘민간 기술 외교’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도 북미 거점을 통해 기술 협력과 커뮤니티 기여 활동을 펼치며 현지 사회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에 위치한 북미법인 사옥 내 과학 체험관 ‘LG 인스퍼레이션 랩(LG Inspiration Lab)’을 통해 현지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들에게 과학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OLED, 로봇, 전기차 시뮬레이터 등을 갖춘 이 공간은 현지에서 ‘미국판 LG사이언스홀’로 불릴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2024년 약 4000명, 올해 상반기만 3000명 넘는 방문객이 찾으며 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G전자는 인근 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AI홈, 무선 OLED TV, 로봇 등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LG 컬리지 대이(College Day)’를 운영하고 있다. 프린스턴·예일·펜실베이니아·브라운대 등 명문대 학생들이 참가한다. 1월에는 주뉴욕총영사관과 협력으로 10개국 총영사단을 초청해 LG 기술로드맵을 소개하고 국가 간 협력 가능성도 타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북미법인은 단순 사옥을 넘어 기술외교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는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건물로 자리 잡았다”며 “라이프스굿(Life’s Good)을 앞세운 LG전자만의 기업문화는 물론,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북미 명문대들과 손잡고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START(Strategic Alliance for Research and Technology) 프로그램을 1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탠퍼드대, MIT, 토론토대 등 주요 대학 연구자들이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조직과 직접 협업한다. AI, 로봇, 6G 통신,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핵심 분야와 관련해 해결책을 공동 모색한다.
START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주관이다. 삼성전자가 기술 난제를 제시하면 대학 측이 연구 계획서를 제출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6월 중 파트너 대학을 확정하고, 8월부터 본격적인 협력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위치한 생산법인에서 ‘산업 외교’를 펼치고 있다.
2005년 가동 이후 누적 생산 627만대를 기록한 앨라배마 공장은 연간 36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고용 규모는 4만명에 달한다. 20년간 30억달러 이상이 투입된 이 공장은 지역경제에 연간 50억달러 이상을 기여하는 핵심 산업 인프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이외 제네시스 브랜드를 통해 지역 예술교육 및 대학교에 기부를 이어가며 ‘기술+문화+교육’을 아우르는 다층적 사회공헌 모델을 펼치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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