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카카오, 정책 지원 업고 ‘AI 인프라’ 추격 나선다
||2025.06.15
||2025.06.15
카카오가 6000억원을 들여 경기도 남양주에 AI 디지털 허브를 구축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남양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구 조성’을 구체화하는 사례다. 이재명 정부는 남양주 특구를 위해 카카오에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카카오의 남양주 AI 디지털 허브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다. 이미 두 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네이버보다 인프라 구축 속도가 늦은 것인데, 카카오는 새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정책 지원을 받으며 이 간극을 좁힐 것으로 보인다.
13일 카카오는 수원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주광덕 남양주시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허브(가칭)’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남양주 왕숙지구에 연면적 9만2000㎡ 규모로 AI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정권교체기 타이밍 잡은 카카오
카카오가 남양주에 제2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한다는 건 5월에도 나온 이야기다. 카카오와 남양주시 등이 이날 협약식을 통해 공개한 AI 디지털 허브 건립 추진 시점은 2023년부터다.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은 2023년 윤석열 정부부터 추진됐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구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의 전략산업 대상 세제혜택, 인허가 간소화, 인프라 혜택 등을 지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가첨단전략산업 특구를 남양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 남부는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면 남양주가 위치한 경기 북부는 AI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GTX-B 노선도 연장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 같은 공약을 내건 후보가 당선된 이후 6000억원쯤을 남양주 AI 디지털 허브 설립에 투자한다는 걸 발표한 셈이다.
카카오의 이번 남양주 AI 디지털 허브 구축 발표는 후발주자인 카카오에도 이득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에 가장 먼저 참여한 대기업이다. 남양주 왕숙지구가 국가첨단산업 특구로 지정되기 전 공약 구현 1호 사례를 위해 나선 대기업이라는 위치를 얻게 됐다. 카카오는 새 정부와 남양주, LH의 행정절차 간소화, 세제혜택 등 각종 정책 지원도 받는다.
후발주자 카카오의 네이버 추격
카카오는 2022년 안산에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해 지난해부터 가동했다. 이번 남양주 AI 허브는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두 번째 데이터센터 구축 시점이 늦다. 네이버는 이미 춘천시와 세종시에서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각 세종’을 운영하고 있다. 인프라 면에서 네이버가 카카오를 크게 앞지르고 있던 셈이다. 이런 상황에 새 정부 공약에 1호 투자 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인프라 격차를 보다 쉽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남양주시도 카카오의 합류가 호재로 꼽힌다. 남양주시는 카카오와 체결한 이번 협약이 AI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카카오와 남양주시의 AI·클라우드 등 첨단산업 유치 비전 방향이 맞아 성사됐다고 밝혔다. AI 디지털 허브 완공 후에는 카카오 임직원 1500명쯤이 해당 허브에서 근무한다. 남양주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4677억원의 부가가치와 2596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한편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협약식에서 남양주에 건립할 디지털 허브를 AI 대중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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