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에 빠진 소비자…수입차업계, 전략 통했다
||2025.06.15
||2025.06.15
수입차 업계가 희소성을 앞세운 한정판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개성과 특별함을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한 전략으로 일부 모델은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정판 자동차가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수량이 제한돼 가치가 상승하고 재판매 시 높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50주년을 기념해 단 9대만 생산한 ‘베네노(Veneno)’는 2019년 경매에서 830만달러(약 114억원)에 낙찰됐다. 출시 당시인 2013년 가격은 510만달러(약 70억원)로 6년 만에 43억원가량의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페라리도 한정판 모델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2024년에는 799대 한정 ‘페라리 F80’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고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유작인 F40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슈퍼카다. 출시가는 54억원이며 공개 직후 모든 물량이 계약 완료됐다.
한정판 모델 수요가 증가하자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미니, 지프 등 대중 브랜드들도 한정판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소비 문화를 공략하고 실적 상승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다.
볼보자동차는 한정판 전략으로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브랜드로 평가된다. 2023년 7월 첫 한정판 모델인 ‘XC40 세이지 그린 에디션’을 시작으로 ▲S60 다크 에디션 ▲XC40 다크 에디션 ▲XC40 블랙 에디션 ▲XC60 윈터 에디션 등 총 5종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XC40 블랙 에디션’ 100대를 추가 출시하기도 했다.
볼보의 한정판 모델은 모두 빠른 시간 내에 완판됐다. 모델별로는 ▲XC40 세이지 그린 에디션(25대) 3분 ▲S60 다크 에디션(55대) 9분 ▲XC40 다크 에디션(44대) 4분 ▲XC40 블랙 에디션(97대) 7분 ▲XC60 윈터 에디션(60대) 2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는 희소성과 짧은 출고 대기 기간이 맞물려 흥행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BMW는 매달 온라인 한정판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BMW 코리아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750e xDrive M 스포츠 인디비주얼 투톤 미드나잇 사파이어 에디션 ▲M850i xDrive 그란 쿠페 인디비주얼 프로즌 다크 그레이 에디션 ▲XM 레이블 카본 블랙 에디션 등을 출시했다. 각각 8대, 8대, 4대로 수량을 제한했다.
BMW 관계자는 “30주년 기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달 4종 안팎의 온라인 한정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BMW 코리아 그룹 소속 미니는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4개 공식 딜러사가 직접 기획한 ‘딜러 에디션’을 선보였다. ▲도이치 모터스 ‘비기닝 에디션’ ▲바바리안모터스 ‘브리즈 에디션’ ▲동성모터스 ‘해운대 에디션’ ▲코오롱모터스 ‘엣지 에디션’ 등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도 지프와 푸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정판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푸조는 2024년 3008과 5008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기반으로 ‘프렌치 에디션’을 선보였다.
지프는 브랜드 창립 기념일에 맞춰 5년 또는 10년 주기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로드 매니아를 겨냥해 군용 콘셉트와 컬러에 초점을 맞춘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랭글러 투스카데로 에디션 ▲글래디에이터 육·해·공군 에디션 ▲하이 벨로시티 리미티드 에디션 ▲랭글러 스노우 에디션 ▲랭글러 41 에디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형광색 ‘데이 글로우 그린’을 적용한 ‘모히또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스탠다드 에디션’과 ‘비드락 휠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 모델의 흥행은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며 “수입차 업계는 희소성 전략을 통해 실적 제고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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