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라던 현대차…”백기 들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가 봤더니 ‘깜짝’
||2025.06.14
||2025.06.14
전기차 시장의 성공 공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더 좋은 성능과 디자인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차를 만드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한다. 이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중국 BYD가 서 있다.
수치가 현실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조사기관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BYD는 2022년 186만 대에서 2023년 302만 대로 판매량이 62% 폭증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누적 친환경차 생산 700만 대를 돌파하며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약 51만 대 수준에서 정체됐다. 이는 두 회사가 차를 만들고 파는 철학 자체가 다름을 의미한다.
핵심은 생산 구조에 있다. BYD는 자체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를 비롯해 반도체, 모터 등 원가의 75%에 달하는 부품을 직접 만든다.
수직 계열화란 한 기업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직접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외부 시장의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성을 쌓은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도, 공급망이 불안해도 BYD는 자신들이 정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힘을 가졌다.
실제로 지난해 초 주력 모델들의 가격을 전년 대비 5~20% 인하한 ‘아너 에디션’을 출시한 것은 이러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파트너사들과 협력한다.
안정적인 고품질 배터리 공급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가격 결정권을 온전히 쥐기 어렵다. 아이오닉 시리즈가 세계적 호평을 받아도, 경기 침체와 고금리 시대에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의 벽은 높다.
독일이 2023년 12월 전기차 보조금을 조기 종료하고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혜택을 줄이면서 가격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전략의 속도도 승패를 갈랐다.
BYD가 중국에서 약 1,300만 원부터 시작하는 ‘시걸’부터 ‘돌핀’, ‘아토 3’ 등 각 가격대를 장악하는 촘촘한 그물망을 던질 때, 현대차는 자체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의 아이오닉 시리즈라는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E-GMP는 전기차 전용으로 설계된 차체 구조로, 더 넓은 실내공간과 긴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한다. 기술적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지만, 시장은 이미 다른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현대차가 캐스퍼 일렉트릭, 보조금 적용 시 3,000만 원대 중반의 기아 EV3 등으로 대중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좋으면 좋고, 싸면 최고’라는 새로운 규칙에 익숙해진 뒤였다.
중국 브랜드들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동안, 전통 강자들은 뒤늦게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현대차가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니다. 경쟁의 무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바뀌었을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신차 출시를 넘어선다.
기술 개발보다 빠른 전략적 판단, 그보다 한 수 앞선 구조적 혁신이 없다면 추격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사라질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규칙은 명확하다. 품질과 가격, 속도를 모두 잡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변화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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