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노화된 간 조직 정밀 분석 기술 개발…질병 조기 예측 길 열어
||2025.06.12
||2025.06.12
‘파이니-시퀀싱’ 개발…단일세포 분석 플랫폼 선봬
노화 미세환경 조기 진단 가능성 제시
노화나 만성 질환은 장기간에 걸쳐 미세한 조직 변화가 서서히 축적되며 진행된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장기 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조직 기반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노화융합연구단 김천아 박사 공동 연구팀은 간 조직 내 초기 노화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플랫폼인 FiNi-seq(Fibrotic Niche enrichment sequenc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FiNi-seq은 노화가 진행 중인 간 조직에서 조직 분해 저항성이 높든 물리적 특성을 지닌 영역을 선별해, 섬유화된 미세환경을 선택적으로 농축하고 정밀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단일세포 분석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섬유화 관련 혈관내피세포, 면역과 상호작용하는 섬유아세포, 그리고 면역 탈진 상태의 PD-1 고발현 CD8 T세포 등이 고해상도로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들 세포가 분비 인자를 통해 주변 조직을 이치적으로 노화시키고, 결과적으로 노화된 환경이 확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혈관내피세포의 정체성 상실과 면역세포 유입을 유도하는 선천면역 반응의 개시 과정도 규명했다.
공간 전사체 분석 결과 섬유아세포의 분포와 면역세포와 상호작용 양상은 조직 재생과 염증 반응, 만성 섬유화로의 이행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후성유전체, 공간적 분포 정보를 통합한 멀티-오믹스 분석을 통해 간 조직 내 미세환경의 이질성을 정밀하게 해석했다. 이 미세환경이 간 내 혈관 구조 변화와 어떻게 연관되는지까지 추적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탁권용 박사는 KAIST 박사과정생이자 서울성모병원 간 전문의다. 임상적 관점에서 섬유화의 조기 진단 및 치료 타깃 개발에 집중했다. 박명선 박사과정생은 FiNi-seq 기술 구현을, 김주연 박사과정생은 조직 이미징 분석을 담당했다.
박종은 KAIST 교수는 “이번 기술은 노화 및 만성 질환 초기 단계에서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포착해 치료 타이밍을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향후 간뿐 아니라 폐, 신장 등 다양한 장기로 확장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2025년 5월 5일 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RIBB, KIST, 포스코사이언스펠로우십, 융합형의사과학자 양성사업 등 다수 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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