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기차 폭탄세일에도 안 팔려”…중국發 치킨게임에 불확실성 심화
||2025.06.10
||2025.06.10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향후 4년간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인 '캐즘'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장 폐쇄를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이어진 '반도체 치킨게임'이 자동차 시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BoA(뱅크오브아메리카) “전기차 전쟁 2029년까지 전례없는 혼란”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발간한 연례 보고서 '자동차 전쟁(Car wars) 2025'에서 "2029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례 없는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oA는 전기차 수요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상당수 업체들이 전기차 시대의 도래 시점을 잘못 예측하여 대규모 투자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드는 지난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양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곧 이를 철회하면서 시설 투자비 19억 달러(약 2조 5천억 원)를 손실 처리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9.1% 증가했지만, 지난해 증가율은 26.1%에 그쳤다.
BoA는 "전기차 관련 '헤드 페이크(교란 지표)'가 업체들의 생산 계획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포드 외 다른 업체들도 전기차 투자 손실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지리자동차는 당분간 신규 시설 투자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리수푸 지리자동차 회장은 지난 7일 "세계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생산 과잉 상태"라며 "새 공장을 짓거나 기존 생산 시설을 확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BoA는 중국의 '전기차 바겐세일' 또한 위협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체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비야디, 22개 차종 최대 34% 할인…지리·창안·테슬라도 동참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지난달 23일 22개 차종에 대해 최대 34%의 할인 계획을 발표하자, 지리자동차와 창안자동차 등도 '맞불 할인'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중국발 가격 인하 경쟁이 시차를 두고 미국과 유럽 제조사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BYD가 지난해 1월 중국과 유럽 등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15% 인하하자, 테슬라도 약 10%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의 자동차 품목 관세(25%)까지 적용될 경우,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제네시스 GV80, GV80 쿠페, G80에도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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