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생명 연장 확정” 8기통 엔진에 1.2조원 투자하는 미국차 근황
||2025.05.31
||2025.05.31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격적으로 8기통(V8) 내연기관 엔진에 8억 88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뉴욕주 버펄로 인근 토너완다(Tonawanda) 공장에서 추진되는 이번 투자는 GM 역사상 단일 엔진 공장에 대한 최대 규모 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GM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한 차세대 6세대 V8 엔진을 해당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며, 뉴욕 주정부는 이 투자에 대해 최대 1696만 달러의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GM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장 개조가 아닌, 북미 대형 트럭 및 SUV 시장의 핵심 동력원을 재정의하는 작업”이라며, “고객의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형 V8 엔진은 2027년 출시될 차세대 쉐보레 실버라도, GMC 시에라,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등의 대형 트럭과 SUV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GM은 이미 미시간주 플린트(Flint) 공장에도 5억 7900만 달러를 투입해 해당 엔진의 생산 기반을 마련 중이며, 뉴욕 로체스터와 오하이오 디피언스(Defiance) 공장에도 연관 부품 생산을 위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GM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6세대 V8은 기존 5.3L, 6.2L 엔진보다 출력 향상은 물론,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출력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6.2L V8이 420마력을 낸다는 점에서 더욱 향상된 성능이 기대된다.
흥미로운 점은 GM이 이번 V8 엔진을 “새로운 연소 기술과 열 관리 기술로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하면서도, 전동화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순수 가솔린 기반일 가능성이 높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의 병행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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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이미 2035년까지 전 차종 전기차 전환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세운 바 있으나, 이번 V8 투자 발표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방향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했다. 즉, 소비자 수요가 계속 존재하는 한 내연기관 생산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GM CEO 메리 바라(Mary Barra)도 “우리는 고객의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전면적인 내연기관 퇴출은 당분간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GM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전통 유지가 아니다. 미국 내 픽업트럭과 대형 SUV 시장은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V8 엔진의 수요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꾸준하다. GM은 현재 뉴욕 토너완다 외에도 미시간 플린트와 멕시코 톨루카에서 V8 엔진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이들 공장의 역할과 생산 지속 가능성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GM은 현재 5세대 V8 엔진을 2027년까지 계속 생산할 예정이며, 이는 최근 리콜 사태로 인해 기존 엔진 공급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GM은 2021~2024년식 실버라도, 타호, 유콘, 에스컬레이드 등 72만여 대에서 크랭크축·커넥팅로드 등의 내부 결함으로 인해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품질 이슈에 대응하면서도 차세대 전환을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GM의 이번 대규모 내연기관 투자 결정은 ‘전기차로의 전환은 가속화되지만, 시장은 여전히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원한다’는 현실을 반영한 판단이다. 2030년대 중반까지도 미국 대형차 시장에서 V8 엔진은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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