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줄 알았던 중국 “터질게 터졌다”…끝이 안 보이는 이유가
||2025.05.30
||2025.05.30
“전기차 가격이 한 달 새 30% 넘게 떨어졌다고요?”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격 전쟁은 상식 밖이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를 맞자, 업계 1위 BYD는 15만 대에 달하는 재고를 털기 위해 전례 없는 ‘폭탄 세일’에 나섰다.
그 여파로 다른 기업들도 줄줄이 가격을 낮추며, 결국 ‘치킨게임’의 막이 올랐다. 누군가는 이 싸움에서 퇴장해야만 끝날 싸움이다.
전기차 업계의 거인, BYD가 지난 23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가격 인하 정책은 충격적이었다. 무려 22개 차종의 가격을 한시적으로 최대 34%까지 낮췄다. 초소형 전기차 ‘시걸’은 20% 넘게,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실’은 34% 가까이 인하됐다.
가장 큰 원인은 쌓여가는 재고다. BYD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약 15만 대의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 회사 한 달 판매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업계는 이를 “재고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라 평가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이 1년 전보다 7.8%p 떨어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BYD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경쟁사를 탈락시키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BYD의 가격 인하 선언 이후,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줄줄이 뒤따랐다. 창안자동차는 같은 날 최대 10.5% 인하를 발표했고, 지리자동차는 7개 차종을 최대 18% 할인한다고 밝혔다. 립모터는 이보다 더한 30.2%의 할인율을 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업계 전반에 퍼진 가격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선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면에 감춰진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저가 경쟁이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수익성은 무너지고, 결국 일부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테슬라가 모델Y와 모델3 가격을 최대 13.5% 인하하며 촉발된 가격 전쟁에 이어, 이제는 BYD가 그 불씨를 다시 키운 셈이다.
“이런 식이라면 전기차 업계에도 헝다가 나온다.” 중국 5위권 자동차업체 창청자동차의 웨이지엔쥔 회장이 최근 던진 이 발언은 업계를 긴장시켰다.
그는 “10만 위안이나 가격이 떨어져도 품질 보증이 가능하겠느냐”며, 지나친 가격 경쟁의 폐해를 강하게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특정 기업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순수전기차 부문에서 이미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부채다.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A주에 상장된 자동차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50%를 넘었다.
특히 세레스는 692%에 달하며, BYD도 294%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분식회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펑파이신문은 이러한 고비용 구조와 무리한 할인 경쟁이 맞물리며, 산업 전반에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치 부동산 업계에서 헝다가 무너진 것처럼, 자동차 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중국 전기차 시장은 지금 ‘치킨게임’이라는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다. 판매를 위해 수익을 포기하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 품질 경쟁 대신 가격 인하로 승부수를 띄우는 상황이다.
소비자는 환호하지만, 기업들은 불안하다. 현재 구조로는 장기 생존이 어렵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결국 살아남는 기업은 몇 되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헝다’가 탄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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