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사업자 떠난다… 급속 충전 부족 현상 심화 우려
||2025.05.30
||2025.05.30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충전 사업자들이 줄줄이 폐업 및 매각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이용자 사이에서는 충전을 못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플러그 패닉’ 현상이 퍼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이 이달 CPO 계열사인 한화모티브의 충전기 1만6000여기를 플러그링크에 매각하고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 LG전자 역시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에서 3년 만에 손을 뗐다. SK네트웍스도 SK일렉링크 지분 일부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앵커PE)에 매각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민간 인프라 투자 여건을 만들지 못한 정부 정책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충전 요금을 동결하고 충전 생태계에서 민간사업자와 직접 경쟁하는 구조를 만든 게 문제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1대당 공용 충전기 수는 5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급속 충전기 수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급속 충전기 1기가 담당하는 전기차 대수는 지난달 기준 전국 평균 15.8대다. 지역별로는 ▲서울 17.1대 ▲대구 18.6대 ▲대구 22대 ▲부산 26.8대 ▲인천 32.7대다.
업계는 환경부의 ‘로밍 네트워크’ 정책이 충전기 부족 현상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로밍 네트워크는 전기차 사용자가 여러 CPO의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에 가입한 충전 사업자는 환경부의 충전시설 보조사업 사업수행기관 선정 때 가점을 받는다. 충전 사업자는 보조사업에 선정돼야 국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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