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하는 SK AX… SKT·SKB와 다른 AI 사업 전략은
||2025.05.28
||2025.05.28
SK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 리밸런싱(사업 조정)에 나선 가운데 IT 계열사 SK AX(옛 SK C&C)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넘긴 데다 SK그룹의 AI 사업은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IT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그룹 리밸런싱 차원에서 IT 계열사 SK C&C의 이름을 ‘SK AX(AI 전환)’로 바꾸고 AI에 사활을 건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복 사업을 조정해 계열사 수를 줄임과 동시에 AI 등 미래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SK브로드밴드(이하 SKB)는 AI 혁신에 필요한 클라우드 등 인프라 구축을 주도하는 역할로 재편됐다. 특히 SK AX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힘에 따라 총 9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SKB에 데이터센터를 몰아줌으로써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에 SKB의 모기업인 SK텔레콤(이하 SKT)도 ‘AI 컴퍼니’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AIDC를 기반으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 등 각종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기업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기존 SK AX의 사업을 SKT와 SKB가 나눠갖고 있다는 점이다. SK AX는 판교 데이터센터를 넘겨줌으로써 대덕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만을 운영하게 된다. 기존 고객사에 제공한 시스템 관리 및 유지·보수를 위해서 해당 데이터센터는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AI 에이전트 서비스 또한 SKT에 그 공을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SK AX는 SKT와 AI·IT 인력을 모은 ‘AX사업부’를 출범하는 등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SKT의 ‘에이닷 비즈(A.Biz)’ 또한 해당 부서를 통해 개발 진행 중이다. 다만 SKT의 주력 상품이 될 예정이다.
이에 SK AX는 앞으로 그룹 내에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사업자(MSP)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클라우드로 업무 환경을 전환하고 싶어하는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그룹 클라우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AIDC 전환 사업에서 MEP(기계·전기·배관) 등 설비 시스템 구축도 담당한다.
SK AX가 보유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맞춤형 AI 솔루션 ‘솔루어’는 SKT ‘에이닷 비즈’의 개발에도 사용되고 있다. 솔루어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개방형 플랫폼이며 외부에 판매되지는 않는다.
SK AX는 그룹사 전체 AI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인프라 구축으로 ‘규모의 경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넓은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는 SKT와 SKB에 기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몰아줌으로써 계열사별 담당 업무가 정리된 것일 뿐 역할이 축소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SK AX 관계자는 “AIDC로 전환하기 위한 워크로드 중 MEP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것은 SK AX가 가장 잘하는 업무”며 “에이닷 비즈를 만들 때도 (SK AX) 솔루어의 주요 기능을 계속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SK AX는 ‘AI 전환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룹 사업부문인 SK AX는 여전히 IT 계열사로서 역할을 인정받고 있다. 윤풍영 SK AX 사장은 SKT 해킹 사태를 계기로 설립된 SK그룹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실무를 책임지는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위원장은 SK그룹 리밸런싱을 주도하고 있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맡았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