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AI 승부수’ 정신아號, 카나나 성공에 쏠리는 눈
||2025.05.28
||2025.05.28
카카오의 AI 전략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정신아 대표 취임 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에 집중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최근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 들어간 AI 메이트 ‘카나나’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6월 초쯤 카나나의 첫 정기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5월 8일 CBT를 시작한 후 다양한 유저 피드백을 받고 있다. 회사는 향후 3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업데이트는 서비스 안정성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정식 출시 전까지 일정 관리·요약 등 핵심 기능을 비롯해 AI 비서의 개인화 수준도 한층 고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나나는 맥락을 이해하며 대화하는 AI 메이트다. 기존의 생성형 AI가 일대일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카나나는 그룹 대화에서도 작동해 관계 형성과 강화를 돕는다. 주요 기능으로는 단체 대화에서 따로 호출하지 않아도 AI 메이트가 ‘끼어들기’로 대화에 참여하고, 그룹의 일정을 관리하거나 지난 대화를 요약한다.
카카오 내부에서 카나나에 거는 기대는 크다. 카나나는 카카오의 AI 대중화를 이끌 핵심 AI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라는 점에서다. 정신아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AI B2C 서비스 중 사용자의 재미가 아닌 필요 사항을 공략한 서비스가 아직 없다"며 카나나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카나나' 신규 서비스 이상의 전략적 의미 지녀
카카오의 AI 통합 브랜드인 카나나는 단순한 신규 서비스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정신아 대표는 취임 후 비핵심 사업 정리 및 구조조정을 통해 AI 역량에 집중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카나나는 이 방향성의 첫 실체화된 결과물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계열사 수를 2023년 5월 기준 147개에서 지난 2월 116개까지 줄이는 과감함을 보여줬다.
카카오는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시장 평가를 뒤엎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현재까지의 카나나가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를 내린다. 보안상의 이유로 4800만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의 방대한 데이터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된다.
또 차별화 측면에서 기존에 있던 AI 메이트 서비스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카카오톡이 아닌 별도 앱으로 출시돼 접근성이 떨어지고, 챗GPT API를 활용함에도 환각(hallucination) 현상, 낮은 검색 정확도 등 문제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인해 카카오의 AI 사업 경쟁력에 증권가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는다. 최승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AI 서비스 태동기로 시장 선점이 아직 유효한 시기다"라며 "카카오는 대기업 중 AI 기술력이 오픈AI와의 협업으로 가장 우수하고 상용화시기도 하반기로 가장 빠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사업부 성장성이 둔화되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 확보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AI 중심 성장 전략도 세부 계획의 설득력이 부족해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은 부담스럽다고 판단된다"라고 지적했다.
내수 타깃 카카오 AI 서비스, 글로벌 확장성 약점
네이버와 경쟁 구도 속에서 존재감을 확보하는 것도 카카오의 당면 과제다. 글로벌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의 AI 전략은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 아래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중동에서는 현지 총괄법인을 통해 아랍어 기반 LLM 구축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동남아로 발을 뻗어 태국어 기반 LLM과 AI 에이전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 모델과 외부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AI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추진 중이지만, 오픈AI와의 협업은 공식적으로 AI 에이전트 개발 이외에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오픈AI와의 협업은 자사 AI 생태계 확장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향후 수익 모델 설정 시 기술 제휴의 정도에 따라 오픈AI가 주도하는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인 경쟁력에서도 "네이버, 카카오도 결국 최종점은 글로벌에서 AI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다수 빅테크 기업들은 AI 사업 기반이 이미 글로벌로 맞춰져 있다"라면서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네이버와 달리 내수시장만 겨냥하고 있는 카카오는 사업 확장에 제약이 많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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