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술동맹 확대…수소 생태계 확장 ‘가속페달’ [수소시대②]
||2025.05.27
||2025.05.27
글로벌 수소전기차(FCEV)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내수 점령’에 나선 사이 현대자동차는 사실상 ‘단일 기업 독주 체제’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이제 현대차는 홀로 달리던 길에서 방향을 틀었다. 글로벌 동맹과 밸류체인 통합을 무기로 수소 생태계 확장이라는 더 큰 판을 짜기 시작한 것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한국은 3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국(56.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어 일본(5.8%), 유럽(1.8%), 미국(1.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수소차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대차의 시장이다.
기업별 점유율을 보면 현대차는 36.4%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2위 도요타는 7.1%에 그쳤고, 중국 업체들(56.5%)은 승용차보다 상용 수소차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이는 수소 산업 전반의 성장과 기업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수소산업 박람회 ‘월드 하이드로젠 서밋’에서 “수소 경제 전환의 핵심은 ‘규모의 확대’“라며 “수소사업 활성화를 위해 규모 확대가 필요한 시점에서 표준화를 통해 수소 산업 전체를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기업과 정부가 연결될수록 수소 산업은 하나의 ‘시장’이자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HTF(Hydrogen Transport Forum)’ 출범이다. 현대차는 도요타, BMW와 함께 호주에서 HTF를 구성하고 수소차 공동 플랫폼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 착수했다. 참여 기업들은 에너지·인프라 기업으로 확대 중이며 글로벌 공통 충전망 구축도 논의되고 있다. 스콧 나거 현대차 호주법인 미래모빌리티 총괄은 “여러 브랜드가 공통 충전망을 이용해야 민간투자가 확대된다”며 “HTF가 수소 생태계 조성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전략은 이제 경쟁을 넘어 ‘동맹’이다.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웨이에서 열린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수소차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과거 적수였던 도요타와 손잡는 이유도 수소 생태계 확대에는 ‘시장 크기’ 자체가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유럽에선 체코 스코다 일렉트릭과 국내에선 코오롱스페이스웍스와 수소저장용기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인프라, 소재, 충전 네트워크, 플랫폼까지 ‘풀 밸류체인 동맹’이 전방위로 확장 중이다.
국가 간 동맹도 강화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정부와는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 모델을 실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에는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30대를 공급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광저우시와 수소산업협의체를 구성하고 실증사업 발굴과 수소포럼 개최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3월에는 한일의원연맹 방일 행사에 참여해 수소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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