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I에서 P-CAB으로…시장 판도 흔드는 ‘P-CAB 3강’ 질주
||2025.05.25
||2025.05.25
국내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한때 위산분비억제제 대명사로 군림하던 프로톤 펌프 저해제(PPI)가 점차 자리를 내주고, 차세대 치료제로 떠오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약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P-CAB 3강'으로 불리는 HK이노엔, 대웅제약,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P-CAB 3강은 올해 1분기 전체 약 8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HK이노엔 '케이캡'이 475억원,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273억원,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가 6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02억원에서 16%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세 기업의 P-CAB 국내외 총 매출이 3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K이노엔 케이캡 전체 매출은 지난해 16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케이캡 신약허가 신청을 계획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 IR협의회는 올해 케이캡 매출을 2028억원으로 전망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연간 매출은 158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 국내외 시장 확장에 힘입어 올해 매출 전망치를 기존 162억원에서 약 54% 증가한 249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런 성장세는 '시장 지형 재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P-CAB 계열 치료제의 빠른 약효 발현과 복용 편의성 등 장점이 기존 PPI 한계를 보완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PPI는 산성 환경에서 활성화돼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약효 발현이 느리고 야간 위산분비 억제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P-CAB은 복용 즉시 활성화돼 위산 분비를 빠르게 억제하며,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 반감기도 길어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P-CAB 장기 사용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고, P-CAB 비용이 PPI보다 비싼 점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그럼에도 PPI 국내 처방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P-CAB은 매해 점진적인 점유율 상승 추세다.
제약사들은 P-CAB 계열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과 복합제 개발, 제형 다양화 등 전략적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자큐보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서 '위궤양'을 추가하기 위해 품목허가사항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대원제약도 4번째 국산 P-CAB 신약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3상 승인을 신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시장은 이제 'P-CAB 대세론'이 굳어지는 분위기”라며 “전체 소화기 궤양 시장은 글로벌로 큰 시장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