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 “리보세라닙 도전 멈추지 않아…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
||2025.05.22
||2025.05.22
HLB그룹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준비 중인 신약 이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공개하며 지속가능 성장을 자신했다.
HLB그룹은 22일 계열사들과 함께 미래 전략을 공유하는 ‘HLB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HLB포럼은 기존 연구개발 중심의 바이오포럼에서 전략 포럼으로 새롭게 확대됐다. 이번 포럼은 ‘2025 도약, 2030 비상: HLB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HLB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핵심 파이프라인과 미래를 위한 전략 파이프라인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어느 한 시점만 보면 실패와 좌절로 가득해 보일 수 있지만, 긴 시간을 놓고 보면 우리는 계속 성장해 왔다”며 “작은 조선기자재 회사였던 HLB가 이제 글로벌 신약 출시를 눈앞에 둔 바이오그룹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는 ‘기어이 해내는’ 정신으로 더 크고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HLB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의 정세호 대표가 직접 나와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세포암 치료를 위한 개발과 글로벌 허가 과정을 설명했다.
리보세라닙은 2003년 암젠 수석연구원 출신인 폴 첸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 이후 HLB가 해당 물질의 글로벌 특허권을 확보했다. 2011년부터는 위암·간세포암·대장암·선양낭성암을 비롯해 여러 적응증으로 다국가 임상을 진행하는 등 연구기간만 20년이 넘은 신약 후보물질이다.
회사는 2023년 5월 중국 항서제약과 손잡고 FDA에 간암 1차 치료를 위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하며 글로벌 신약 도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FDA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시설에 문제가 있며 보완요청(CRL) 통지를 보내면서 첫 번째 도전이 불발됐다.
이후 지난해 7월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FDA를 만나 최종 시설보안 등을 논의 하며 두 번째 도전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올해 3월 FDA가 다시 CRL을 보내면서 재도전까지 실패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HLB는 세 번째 도전을 준비해 올해 결실을 맺겠다고 다짐했다. 정세호 대표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3상을 통해 올해 4월 FDA 허가를 획득한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병용요법’과 유사한 전체생존기간(OS)을 보였다”며 “독성이 높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대비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안전성이 높아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화를 위해 캄렐리주맙은 캄루카(KAMRUKA), 리보세라닙은 투벨지오(TULVEGIO)로 이름 붙이고 광고도 준비한 상황”이라며 “올해는 최종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대표는 리보세라닙의 뒤를 잇는 파이프라인으로 담관암 치료제 ‘리라푸그라티닙(RLY-4008)’을 소개했다.
정 대표는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 융합·변이·증폭을 표적하는 고선택적 경구 치료제로, 담관암을 포함한 치료 옵션이 제한된 고형암에서 글로벌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서 잠재력을 갖춘 파이프라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라푸그라티닙 임상1/2상 임상에 참여한 미국 모핏 암센터의 리차드 김 교수는 1차 치료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활용되는 현재 담관암 치료 흐름과 FGFR2 변이 환자를 위한 2차 표적치료제 전략을 소개하며 리라푸그라티닙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리라푸그라티닙은 FGFR2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최초의 고선택적 비가역 억제제로, 기존 범-FGFR 억제제 대비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고 내성 돌연변이에 대해서도 활성을 보였다”면서 “FGFR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FGFR2 융합 담관암 환자에서 최대 88.2%의 객관적반응률(ORR)을 기록하며, 차세대 FGFR2 표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포럼에서는 전략적 파이프라인 소개뿐 아니라 HLB그룹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계열사인 HLB제넥스, HLB뉴로토브, HLB펩의 기술 경쟁력과 전략적 방향성도 소개됐다.
김도연 HLB제넥스 대표는 카탈라아제, 락타아제 등 산업용 특수 효소를 빠르게 개발하고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및 유제품 기업들에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요 제품의 안정적 매출 성장과 함께 화장품·건강기능식품·진단용 효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그룹 계열사와의 기술 연계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김대수 HLB뉴로토브 대표는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근긴장이상증 치료제 ‘NT-1’과 파킨슨병 치료제 ‘NT-3’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NT-1을 통해 기존 치료제가 거의 없는 근긴장이상증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기전을 제시하며, 미충족 수요가 큰 희귀 신경질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NT-3는 파킨슨병의 증상 개선과 세포 사멸을 동시에 겨냥하는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치료제로, 중기·말기 환자까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혁신 신약 후보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심경재 HLB펩 대표는 5000여종의 펩타이드 라이브러리와 합성 기술을 바탕으로 API·CDMO·화장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회사를 소개했다. HLB펩은 국내 최초로 펩타이드 원료의약품(API)에 대한 GMP 인증을 획득했으며 장성, 오송 두 곳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심 대표는 “비만·당뇨 등 대사성 질환과 궤양성 대장염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cGMP 인증 확보와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을 통해 펩타이드 기반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진 회장은 “길을 걷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주하고 넘어지기도 하겠지만, 독자적인 신약 승인과 상업화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2026년까지 글로벌 신약을 3개 이상 출시를 기대하고 있으며, 2030년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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