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앤장 사건 수임 1위… 대형로펌 방패 세우는 外기업 ③ [법 위에 선 빅테크]
||2025.05.22
||2025.05.22
공정거래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소송 중인 외국 기업들이 최근 5년간 법률 대리를 가장 많이 맡긴 로펌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집계됐다. 특히 메타와 구글은 현재 각각 사건 5건(인스타그램 1건 포함)과 4건 모두를 김앤장에 맡겼다. 또 외국기업의 공정위·개인정보위 사건 수임 대다수를 국내 5대 로펌이 독식했다.
21일 이정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천안병)실이 공정위·개인정보위로부터 제출받은 '외국기업의 2020년부터 2025년 3월까지 공정위·개인정보위 행정소송 제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김앤장은 공정위 관련 13건·개인정보위 관련 6건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전체 소송 건수가 31건(공정위 25건·개인정보위 6건)이라는 걸 감안하면 전체 소송의 62%를 김앤장이 맡고 있는 셈이다.
특히 김앤장은 외국 기업이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제기한 불복 소송 6건(메타 4건·인스타그램 1건·구글 1건) 모두를 대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앤장은 메타가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308억원·67억원·65억원, 과태료 660만원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을 대리했다. 김앤장은 또 구글이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692억원 처분에 불복한 제기한 소송과 인스타그램이 개인정보위 8억8000만원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도 대리했다.
여기에 김앤장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한 기업 중 구글(3건)·에어비앤비·아우디·JP모건체이스은행·돌비 등 13건을 추가로 대리했다. 이중에 구글이 공정위의 과징금 2249억원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이 포함됐다.
김앤장에 이어 법무법인 광장이 4건, 법무법인 율촌 3건, 법무법인 세종 2건, 법무법인 지평·법무법인 태평양·법무법인 화우가 각각 1건씩 공정위 소송을 수임했다.
이중 공정위 관련 소송 7건, 개인정보위 관련 소송 1건은 이미 결론이 났다. 공정위는 김앤장(3건)·율촌(2건)·화우·광장을 상대로 5건 승소, 1건 일부승소, 1건 패소 결과를 냈고 개인정보위는 김앤장을 상대로 승소했다. 공정위와 개인정보위를 대리한 중소 로펌의 승소율이 대형 포럼보다 높은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매출 규모에 따라 김앤장·광장·태평양·율촌·세종은 국내 5대 포럼에 들어간다. 화우와 지평은 범위를 10대 로펌으로 확대하면 포함된다. 업계에 따르면 법인이 아닌 김앤장의 2024년 매출은 대략 1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광장이 4111억원, 태평양 3918억원, 율촌 3709억원, 세종 3698억원, 화우 2500억원, 지평 1547억원 순이다.
외국 기업이 대형로펌을 선택하는 이유는 승소율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업은 소송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그 나라 최고 로펌을 쓴다"며 "무엇보다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수임료는 크게 중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외국 기업들이 대형로펌에 주는 수임료는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올해 공정위 행정소송 대응 예산은 38억원, 개인정보위는 4억원이다.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의 경우 현 소송 예산으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나 개인정보위의 예산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한 문제는 계속 거론돼 왔다"며 "빠른 시일 내에 예산 증액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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