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TO? 처음 들어보는데…” 벤츠·BMW 제친 中 프리미엄 전기 SUV
||2025.05.21
||2025.05.21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2024년,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도, BMW도 아니었다. 대신 완전히 새로운 이름, 바로 'AITO'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많은 글로벌 소비자들에겐 아직 생소한 이름이지만, 현지에선 이미 '프리미엄 시장의 지각변동'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통하고 있다.
2025년 5월 19일, 블룸버그와 싱가포르의 주요 경제 매체들은 일제히 AITO의 급부상에 주목했다. 지난 2021년, 세레스 그룹이 화웨이와 손잡고 런칭한 전기차 브랜드 AITO는 불과 3년 만에 중국 고급 SUV 시장을 점령했다. 특히 가격 기준 50만 위안(약 7천만 원) 이상 차량만을 대상으로 집계된 2024년 판매량에서 AITO는 15만 1,000대를 기록하며, BMW(14만 5,000대)와 벤츠(12만 7,000대)를 모두 제쳤다.
AITO의 주력 모델인 'M9'은 고급 전기 SUV로, 출시 직후부터 현지 소비자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다만 이 브랜드의 저력은 M9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2025년 초 출시된 두 번째 모델 'M8' 역시 비슷한 크기의 전기 SUV로, 4cm 정도 더 짧은 차체에 보다 유연한 가격대를 적용하며 고급차 시장의 대중화를 시도 중이다. 이미 7만 대 이상의 사전 주문이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TO의 연속 흥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처음 듣는 이름인데?”라는 반응은 낯설지 않다. AITO는 원래 미니트럭과 저가 미니밴으로 알려졌던 DFSK 모터(현 세레스 그룹)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들던 차량은 BMW의 그릴을 흉내 낸 외형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 브랜드가 지금은 BMW X5 롱휠베이스와 견줄 만큼의 전기 SUV를 만들고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역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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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기술력, 고급차 시장의 판을 흔들다
AITO의 전환점은 단연 화웨이의 참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풍부한 기술 경험과 운영체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량 내부 시스템의 UX를 고도화시켰다. M9과 M8은 모두 화웨이의 하모니 OS 기반 인포테인먼트를 탑재하고 있으며, 트리플 스크린 대시보드, 실내 무드조명, 냉장고 같은 옵션들로 고급스러움을 한껏 끌어올렸다. 가격은 고급 SUV 수준이지만, 기술과 편의성 측면에선 기존 유럽 브랜드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도 많다.
2024년 중국 고급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23퍼센트 하락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AITO의 약진은 더욱 의미 있다. 세레스 그룹은 전체 차량 판매량도 42만 7,000대로 3년 새 세 배 가까이 늘렸다.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브랜드는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통을 무너뜨린 감성 + 기술의 조합
기존 프리미엄 시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를 자산으로 여기며, 신생 브랜드의 진입을 가로막는 듯 보였다. 하지만 AITO는 이를 단 4년 만에 뚫었다. 브랜드의 역사보다 지금의 경험이 더 중요해진 시대, '디지털 감성'과 '실용적 고급스러움'이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되면서 가능해진 변화다.
AITO의 성공을 이끈 배경에는 차량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신세대 소비층의 취향도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중국 내 전기차 소비자 중 30~40대 구매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차량보다 '경험'에 가치를 둔다. 전통적인 고급차 브랜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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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도 있다
물론 순탄한 길만 있는 건 아니다. 최근 들어 AITO는 벤츠와 BMW에 다시 역전을 허용했다. 2025년 1~2월 집계에 따르면, AITO는 17,190대를 출하하며 벤츠(22,160대), BMW(18,130대)보다 뒤처졌다. 여기에 더해, 화웨이가 체리(Chery) 및 BAIC 등과도 전기차 협력을 넓히고 있어, 기술 차별성 약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AITO를 이끈 화웨이의 리처드 유 대표는 “고급 브랜드는 한 번 만들 때마다 큰 도전이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기술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사 요약
AITO, 2024년 중국 고급차 시장 1위
대표 모델 M9, 단일 모델로 15만 대 이상 판매
후속 모델 M8도 7만 대 이상 사전 주문
화웨이 기술력 기반, 차량 내부 UX 혁신
기존 브랜드 전통을 감성+기술로 돌파
디지털 친화 소비층의 취향 변화가 성공 요인
고급차 시장 전반 침체 속 독주 지속
화웨이 외 협력 확장 시 차별성 유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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