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침체 여파…국내 배터리 3사 차입금 7조↑, 가동률은 뚝
||2025.05.18
||2025.05.18
[산경투데이 = 이준영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한 일시적 침체기(캐즘)가 지속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차입금이 올 1분기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은 계속되고 있으나, 공장 가동률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업계의 ‘보릿고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각 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배터리 3사의 총 차입금은 약 49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말(42조5천억원) 대비 7조원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도 북미·유럽 생산기지 확대와 기술투자에 자금을 투입한 결과다.
업체별로는 SK온의 차입금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SK온은 1분기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첨단기술차량 제조(ATVM)'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 대여금 6조3천억원을 수령하면서, 차입금이 작년 말 15조6천억원에서 20조4천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단기 차입금은 2조3천억원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조2천억원의 차입금을 늘렸으며, 이 중 1조6천억원은 원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삼성SDI는 차입금 증가 폭이 377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는데, 이는 회사채 대신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선택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는 현재의 차입 확대가 재무건전성에는 부담이지만, 캐즘 이후 수요 반등 국면에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와 달리 생산 가동률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가동률은 2022년 69.3%에서 2023년 57.8%, 올해 1분기 51.1%로 하락했다.
삼성SDI의 소형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58%에서 1분기 32%로 급감했다. SK온은 가동률(43.6%)은 유지됐으나, 생산량은 1억2천만 셀에서 3천만 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조절과 보수적 재고 전략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2분기 이후 북미 완성차 신차 출시와 원통형 배터리 수요 증가 등으로 일부 개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수요 회복에 불확실성이 크지만, 하반기부터 유럽 일부 생산기지에서 가동률 회복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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