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시장 겨눈 LG이노텍, 현대차와 로봇 ‘눈’ 만든다
||2025.05.13
||2025.05.13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LG이노텍이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로봇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이 시스템은 로봇의 ‘눈’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부품으로, LG이노텍은 이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전날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 부품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카메라와 3차원(3D) 센싱 모듈 등 복합 기술을 하나로 집약한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설계하는 형태다.
해당 시스템은 야간이나 악천후 등 가시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주변을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이 협업을 계기로 광학, 기판, 제어 등 자사가 보유한 원천 기술을 로봇 부품 분야에 본격적으로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휴머노이드 개발사 피겨AI에 850만달러(약 119억원)를 투자하며 로봇 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피겨AI는 오픈AI와 협력해 인공지능 기반 인간형 로봇을 개발 중인 회사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로보틱스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협력을 계기로 LG이노텍은 로봇용 부품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며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부품을 선보이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LG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간의 전략적 시너지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미 차량용 카메라와 전장부품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협력 중이며,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봇 기업이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이 향후 현대차의 로봇·모빌리티 전략에 핵심 부품 공급처로 편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공동개발은 LG이노텍의 사업 고도화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LG이노텍은 중국 제조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중심의 수익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기술 기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해 왔다. 이번 협업은 로봇이라는 미래 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첫 사례로, 수익 구조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표는 올해 1월 CES 2025에서 “주요 휴머노이드 분야 기업과 활발하게 협업 중”이라고 했고, 3월 주주총회 때는 “휴머노이드 사업에 적용되는 부품 양산을 준비 중이고 조만간 유력 기업과의 구체적인 협력 소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로봇 비전 기술 고도화, 자율 판단을 위한 센서 융합 기술, 로봇 플랫폼 최적화 부품 개발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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