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소를 넘어 플랫폼으로” 시놀로지 DS925+ NAS 체험해보니
||2025.05.11
||2025.05.11
지금까지의 디지털 시대와 모바일, 초연결시대, 앞으로의 ‘인공지능(AI)’ 시대 모두를 꿰뚫는 주제는 ‘데이터’다. 이제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게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기업은 물론 개인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됐다. 이를 달성하는 데 있어 ‘클라우드’는 충분히 합리적인 수단이지만 언제나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네트워크 연결 스토리지(NAS: Network Attached Storage)’는 기업은 물론 개인 데이터를 관리, 활용하는 데도 클라우드와 로컬 저장장치 사이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갖췄다. NAS는 단순하게는 여러 사용자와 시스템 사이에서 데이터를 쉽게 교환할 수 있는 공유 저장소로도 사용할 수 있고 모든 데이터를 한 데 모아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데도 유용하다. 최근에는 NAS의 역할이 데이터 저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수행하는 ‘플랫폼’까지 확장되고 있다.
시놀로지의 디스크스테이션(DiskStation) DS925+는 고급 개인 사용자와 소규모 팀 사용자 정도의 환경에 최적화된 구성을 갖춘 NAS 시스템이다. 이 모델은 일반 개인 사용자를 위한 하위 모델과 비교하면 좀 더 높은 성능과 확장성을 제공해 개인과 기업 모두에 유용한 기능을 더욱 다양한 형태로 쓸 수 있게 했다. 특히 시놀로지는 이 ‘DS925+’부터 시스템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엄격한 호환성 정책을 적용해 NAS를 단순한 ‘저장 장치’보다는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전략을 내세운 부분이 눈에 띈다.
변화의 핵심은 ‘기본성능 강화-구성 간소화’
시놀로지 ‘디스크스테이션 DS925+’는 고성능 NAS가 필요한 고급 개인 사용자부터 기업의 소규모 팀 단위 정도까지의 활용에 적합한 구성을 갖췄다. 하위 모델과 비교하면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기본 성능 측면과 함께 확장 유닛을 통한 용량 확장 지원 여부 등에서 차별화된다. 프로세서와 메모리 등 기본 성능 측면에서 여유로운 구성을 갖춰 시놀로지의 DSM(DiskStation Manager) 환경이 제공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데도 좀 더 여유롭다.
시놀로지 디스크스테이션 DS925+의 외관에서는 이전 세대와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전면에는 4개의 드라이브 베이, 전원 버튼과 상태 표시용 LED, USB 포트 정도가 있다. 제품의 크기도 이전 세대의 DS923+와 동일하다. 전원 버튼 아래의 모델명이 없다면 제품 전면에서는 이전 세대와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드라이브를 장착하는 베이 가이드 또한 같은 규격이라 이전 세대를 사용하고 있다면 드라이브 베이를 바꿀 필요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후면에서는 이전 세대 대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먼저, 기본 구성된 네트워크 포트 두 개가 기가비트에서 ‘2.5기가비트’로 바뀌었다. 이전 세대의 ‘10기가비트 이더넷’ 확장 모듈지원은 DS925+에서는 없어졌다. 드라이브 증설을 위한 외부 확장 유닛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도 이전에는 ‘eSATA’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DS925+와 확장 유닛 DX525는 USB-C 형 포트를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에 이전 세대에 쓰이던 확장 유닛은 이번 세대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DS925+의 내부에는 몇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시스템의 성능을 결정하는 ‘프로세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DS925+에는 AMD의 ‘라이젠 임베디드 V1500B’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 프로세서는 AMD의 1세대 ‘젠(Zen)’ 아키텍처 기반이며 쿼드 코어 구성을 갖췄고 동작 속도는 2.2GHz 정도다. 이전 세대에 사용된 ‘라이젠 임베디드 R1600’과 비교하면 코어 수는 두 배 늘었지만 동작 속도는 이전보다 낮아져 전체 성능이 두 배로 오르지는 않는다.
기본으로 설치된 메모리는 4기가바이트(GB)의 DDR4 ECC 메모리다. 노트북 PC와 같은 SODIMM 규격을 사용하며 총 두 개의 소켓이 마련돼 최대 32GB 용량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시놀로지는 이 제품의 메모리 확장에 검증된 정품 메모리 모듈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하드 드라이브 기반 스토리지 풀의 캐싱이나 별도의 스토리지 풀로 구성 가능한 M.2 SSD를 장착할 수 있는 소켓은 제품 아랫쪽에 두 개가 마련됐다.
기본 네트워크 구성은 기존의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두 개에서 2.5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두 개로 바뀌었다. 2.5기가비트 연결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이전 세대 대비 단순 파일 전송 성능에서 2.5배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두 개 포트를 하나로 묶는 구성을 사용하면 최대 5기가비트 연결로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이전 세대의 10기가비트 연결이 NAS의 성능 대비 다소 과한 측면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세대에서 조정된 구성이 좀 더 균형잡힌 형태로 보인다.
제품의 설치는 어렵지 않다. 하드 디스크를 트레이에 장착할 때도 나사가 필요 없이 쉽게 장착할 수 있다. 제품에 하드 디스크를 장착하고 전원과 네트워크 연결을 확인한 뒤 전원을 켜고 ‘시놀로지 어시스턴트’ 앱으로 NAS를 찾아 설치를 진행하면 된다. 이전 세대에서 NAS 본체만 교체하는 경우에는 트레이에 장착된 하드 디스크를 그대로 옮긴 다음 NAS의 전원을 켜고 ‘시놀로지 어시스턴트’ 앱을 통해 설치 안내를 받으면 이전의 데이터를 새로운 NAS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시놀로지의 2025년형 NAS 모델의 중요한 변화는 ‘드라이브 호환성 정책’이다. DS925+를 시작으로 시놀로지의 제품군 중 ‘플러스’ 시리즈 이상 제품에서는 시놀로지가 호환성을 검증한 드라이브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이전 세대에서는 기업용 제품군에만 적용됐지만 이번 세대부터는 플러스 시리즈까지 확대됐다. 시놀로지는 이에 대해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 설명하며 개인용 제품군인 밸류, J 시리즈에는 이러한 정책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이 적용되면서 DS925+는 초기 설치시 시놀로지 브랜드의 드라이브가 없으면 초기 설치와 사용을 진행할 수 없다. 현재 DS925+에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드라이브는 시놀로지 브랜드의 제품 뿐이며 서드파티 제품은 지원되지 않는다. 이전 세대 제품에서 사용하던 서드파티 드라이브를 장착해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경고가 표시된다. 이에, DS925+의 경우 제품 구입시 시놀로지의 하드 디스크까지 함께 구입해야 한다.
프로세서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의미있는 변화 만들어
시놀로지 디스크스테이션 DS925+는 시놀로지의 ‘DSM(DiskStation Manager)’ 운영환경을 사용해 NAS를 단순히 저장 공간으로써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환경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기능으로는 내부 사용자들이 클라우드처럼 NAS와 디바이스간의 파일을 동기화, 관리할 수 있는 ‘시놀로지 드라이브’, 클라우드처럼 오피스 작업과 협업까지 가능한 ‘시놀로지 오피스’, 기업 내의 영상 보안 환경을 구축, 통합할 수 있는 ‘서베일런스 스테이션’ 등이 꼽힌다.
개인과 기업 환경 모두에서 자료의 ‘백업’ 또한 중요한 문제다. 이 부분에서도 시놀로지는 클라우드 기반 환경과 사용자들의 디바이스 환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의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액티브 백업 스위트’나 NAS의 백업과 데이터 이전을 돕는 ‘하이퍼 백업’, 클라우드와 NAS간 데이터 동기화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싱크’ 등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개인과 기업 환경 모두에 유용한 미디어 서버나 프록시 서버, VPN 서버, 가상화 환경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한편, DS925+는 이전 세대와 비교해 프로세서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주요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권장 용량 또한 제법 늘어났다. 예를 들면, 계정 및 공유 폴더에서 최대 공유 폴더 동기화 작업 수는 4개에서 8개로 늘었고 ‘시놀로지 챗’ 은 최대 권장 사용자 수가 100명에서 150명 정도로 늘었다. ‘시놀로지 드라이브’와 ‘시놀로지 오피스’의 권장 최대 사용자 수도 50명에서 80명으로 늘었다. ‘가상머신 매니저’의 권장 가상머신 인스턴스 수도 4개에서 8개로, VPN 서버의 최대 연결 수도 4개에서 8개로 늘었다. 한편, 이들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시스템의 기본 메모리를 확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테스트에 사용한 시놀로지 DS925+는 시놀로지의 플러스 시리즈 ‘HAT3300-4T’ 하드 디스크 4개를 RAID 5 구성하고, 시놀로지 SNV3410 400GB NVMe SSD 두 개를 RAID 1 구성해 하드 드라이브 기반 스토리지 풀의 캐시로 연결했다. 시놀로지 DS925+와 연결한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울트라 9 285K 프로세서와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Z890-E 메인보드, 리얼텍의 5Gbps 이더넷 어댑터 등이 장착됐고, DS925+의 2.5Gbps 포트와 1:1 연결했다. 결과는 이전 세대 DS923+를 같은 구성으로 테스트한 결과와 비교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CrystalDiskMark)’를 통해 확인한 DS925+의 성능 특징에서는 이전 세대 대비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변화에 따른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2.5기가비트 이더넷을 탑재한 DS925+는 초당 300MB에 근접하는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기가비트 이더넷을 기반으로 초당 최대 120MB 정도를 전송할 수 있는 DS923+ 대비 큰 성능 차이를 보인다.
DS925+와 DS923+ 모두, 일반적인 공유 폴더나 iSCSI(IP 기반의 스토리지 네트워킹 표준)를 사용한 경우 양 쪽 모두에서 최대 성능을 제약하는 부분은 ‘네트워크 성능’으로 나타난다. 물론, DS925+의 경우 하드 디스크 4개의 RAID 5 구성에서도 초당 300MB 급의 읽기, 쓰기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성능을 확보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4베이급 NAS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RAID 5’ 구성에서 얻을 수 있는 실효 성능에 맞춘 효율적인 제품 기획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부분이다.
한편, 단순 전송 성능에서는 DS925+의 프로세서 업그레이드로 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네트워크 성능 차이가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폴더 암호화가 적용된 경우의 쓰기 작업에서는 DS925+에서 처리량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DS925+에서 암호화 과정에 다소 성능이 떨어졌다 해도 기가비트 이더넷의 성능에 제한을 받는 DS923+보다는 두 배 가까이 성능이 높다.
프로세서 성능 업그레이드는 스토리지의 암호화 성능에도 영향을 주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서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프로세서 성능에 관련한 테스트는 시놀로지의 ‘가상머신 매니저(Virtual Machine Manager)’ 위에 우분투 22.04 LTS 버전을 설치해 수행했다. 할당된 가상 프로세서 수는 모두 각 제품별 할당 가능한 최대 수를 사용했고 우선순위는 ‘높음’에 뒀다. 메모리는 양 쪽 모두 2GB를 할당했다. 한편, 기본 4GB 메모리로는 가상 머신에 2GB 메모리를 제대로 할당하기 어려워, 이 테스트에서는 양 쪽 모두 8GB 메모리 구성 상태로 진행했다.
프로세서가 바뀌면서 큰 성능 향상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연산 성능에 직결된 ‘암호화’다. 이를 반영한 ‘오픈SSL(OpenSSL)’ 테스트에서, DS925+는 DS923+ 대비 작게는 21%에서 크게는 4.5배까지 높은 성능을 선보인다. 전반적으로는 약 30%가량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난다. 이전 세대 대비 코어 수가 두 배가 늘어났지만 성능 향상이 두 배가 아닌 이유는, 발열과 전력 소비량을 최적화하기 위해 이전 대비 코어당 동작 속도를 다소 낮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정의 특징은 단일 코어만 사용하는 ‘Gcrypt’ 테스트에서 잘 나타난다. 단일 쓰레드만 사용하는 이 테스트에서는 코어당 동작 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DS923+가 40% 정도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반면, 멀티코어 구성을 활용한 압축 해제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7zip’ 테스트에서는 DS925+ 쪽이 34%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멀티코어 프로세서 시대의 초기에 등장했던 작업 유형별 성능의 딜레마가 NAS에서도 다시금 나타난 셈이다.
전체적으로 DS925+의 멀티 코어 기준 시스템 성능은 이전 세대 대비 30~40% 정도 높아졌다. 싱글 코어 성능이 낮아졌지만 두 배 많은 코어와 쓰레드를 갖춘 점은 DSM 기반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때 이전 세대 대비 확실한 차별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프로세서의 쓰레드 수가 늘어나면서 작업 간 경합 상황이 줄어드는 점은 벤치마크에서 나타나는 수치 이상의 체감적인 쾌적함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시놀로지 ‘디스크스테이션 DS925+’가 선보인 변화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큰 의미로 느껴진다. 특히 2.5기가비트 이더넷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이전 세대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성능을 누릴 수 있게 됐고 프로세서 성능 향상은 NAS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SSD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하드 디스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더라도, 프로세서와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는 분명 DS925+를 이전 세대와 차별화하는 요소가 된다. ‘10기가비트’ 업그레이드 옵션이 없어졌지만 이 부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세대부터 적용된 새로운 ‘호환성 정책’은 구입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제 DS925+는 일반 개인이 본체와 하드 디스크를 따로 구입해 임의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용 스토리지처럼 모든 것이 검증된 구성의 ‘패키지’로 다뤄야 하는 존재가 됐다. 이는 고급 사용자들에게는 사용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구입과 활용에서의 고민과 복잡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시놀로지 디스크스테이션 DS925+는 지금까지처럼 단순히 개인이나 조직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만의 의미만 가지지는 않게 됐다. 앞으로는 데이터가 있는 곳에 서비스와 통찰력이 다가가야 하는 시대고, NAS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서비스가 모일 수 있는 중요한 위치가 됐다. 시놀로지가 DSM을 통해 단순히 개인 환경의 ‘편의’를 넘어 기업의 ‘생산성’을 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지금까지 개인과 기업 환경의 경계에 선 모습이었던 ‘DS925+’는 확실히 ‘데이터 플랫폼 솔루션’으로의 방향성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싶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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