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무너지고, BYD가 올랐다” 중국차 왕좌 교체
||2025.05.09
||2025.05.09
폭스바겐, 중국 시장 1위 자리 BYD에 내줘…'가성비'와 '현지화'에서 갈린 승부
2016년 200만 대 → 2024년 75만 대…가격·기술·플랫폼 전략 모두 밀린 폭스바겐
중국 신차 시장의 오랜 강자였던 폭스바겐 그룹이 결국 토종 전기차 브랜드인 BYD에 왕좌를 내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폭스바겐 그룹의 2024년 중국 판매량이 300만 대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 400만 대 이상이었던 시점과 비교해 25% 이상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제너럴모터스(GM)도 2017년 400만 대에서 2024년 210만 대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레거시 완성차 브랜드 전반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폭스바겐의 부진은 특히 15만 위안(약 2,800만 원) 미만의 대중차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2016년 이 가격대에서만 200만 대 이상을 판매했던 폭스바겐은 2024년 약 75만 대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BYD는 같은 가격대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폭스바겐의 점유율을 빠르게 흡수했다. 2024년 월간 판매 기준으로 BYD는 12개월 중 10개월에서 폭스바겐을 앞섰다.
가격 경쟁력 외에도 신에너지차(NEV) 전략의 우열이 양사의 희비를 갈랐다. 폭스바겐의 ID. 시리즈는 대부분 15만 위안 이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20만 위안 이상에 집중돼 있어 대중성과 거리가 있는 반면, BYD는 10만~15만 위안대에서 EV와 PHEV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실제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전략을 펼쳤다.
S&P는 또한 폭스바겐이 스마트 기술 분야에서도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와 스마트 콕핏 등 차량 내 전장 기술 경쟁에서 BYD는 사용자 중심의 기능을 빠르게 확장한 반면, 폭스바겐은 여전히 전통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파워트레인 중심의 경쟁력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중국 소셜미디어 분석에서도 그 차이가 드러난다. BYD 차량에 대한 소비자 언급 중 '스마트 드라이빙' 키워드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폭스바겐 차량은 '가격'이나 'SUV' 중심의 언급이 주를 이루고 ADAS에 대한 언급은 미미했다.
폭스바겐은 이에 대응해 '인 차이나, 포 차이나(In China, for China)'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CEA'(China Electric Architecture)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신모델을 2026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목표는 개발 속도 단축, 비용 절감, 그리고 중국 소비자의 감각을 반영한 완성도 높은 현지 전용 EV다.
원선웅의 ‘뉴스를 보는 시선’
폭스바겐과 BYD의 시장 역전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권력 이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 변화는 곧 전 세계 시장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BYD의 승리, ‘차량 가격’이 아니라 ‘시장 이해도’에서 비롯
BYD는 중국 시장에서 ‘무엇이 팔리는가’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빠른 상품기획과 가격 책정, 수직계열화된 배터리-모터 기술 내재화를 통해 OEM 전체 사이클을 단축시켜 왔다. 이와 달리 폭스바겐은 여전히 글로벌 본사 중심의 모델 전략과 플랫폼 체계를 고수해 ‘중국 특화’에 실패한 것이다.
중국은 더 이상 글로벌 브랜드의 실험장이 아니다
과거에는 ‘글로벌 신차 먼저 중국에서 시험’이라는 공식이 통했지만, 지금은 반대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와 모델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BYD, 지리, 창안 등의 전기차는 이제 유럽, 동남아, 남미를 향해 수출되고 있으며, 유럽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기술 파트너를 찾고 있는 이유다.
폭스바겐의 회복, 플랫폼 전환보다 브랜드 신뢰 회복이 관건
폭스바겐의 ‘CEA’ 전략은 긍정적 시도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ADAS, 인포테인먼트, OTA(무선 업데이트), 음성제어 등 사용자가 체감하는 기술 영역에서의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이 주도하는 중국 소비 시장에서 ‘정숙하고 고급스러운 독일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이제 설득력이 떨어진다.
폭스바겐이 중국에서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유럽에서도 같은 구조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현대차·기아 역시 전동화 라인업 강화와 현지화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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